매일신문

[시민기자]"실패보다 더 두려운 것은 좌절"

영세 중소기업인 이병완씨

공영자전거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며 활짝 웃고 있는 이병완 부사장.
공영자전거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며 활짝 웃고 있는 이병완 부사장.

"실패가 두려운 게 아니라 좌절이 더 무서운 것 아니겠어요. 어려울수록 용기를 잃지 말고 해야겠다는 절실한 마음만 있다면 희망의 씨앗은 언제나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믿어요."

대구 달성군 하빈면에 있는 한 중소철구조물 생산·설치업체의 부사장인 이병완씨(41)에게 2010년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에게 경인년 새해는 쓰라린 실패를 수없이 경험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나 도전하면서 맞이하는 새로운 한 해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탄탄한 대기업의 영업소장으로 일하던 이씨는 어려움에 처한 형님을 도우려는 마음에서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처음으로 그가 찾은 것은 친환경 사업. 하천 블록 제품으로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식생블록 제조업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그에게 그리 녹록지 않았다. 결과는 실패. 그러나 이 실패에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친환경 사업에 대한 더 강한 열정을 갖게 되었다. 용기를 내어 다시 시작한 일은 실내 잔디 사업. 하지만 이것도 여러 가지 여건으로 얼마 가지 않아 시들해졌다. 점점 사업이 힘들어져 갈 즈음 그의 뇌리에 떠오른 것이 자전거였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대, 친환경 사업인 공영자전거 운용 시스템이었다.

이때부터 그는 자전거에 모든 희망을 걸고 밤잠을 설쳐가며, 발품을 팔아가며 시스템 개발에 몰두했다. 여러 번의 연구와 실패 끝에 이씨는 드디어 획기적인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서울이나 창원 등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영자전거 시스템이 자전거에 잠금장치로 많은 부속을 부착해 자전거의 중량이 증가하는 데 반해, 이씨의 회사에서 개발한 시스템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거의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이씨는 "개발 성공까지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지만 모두가 합심해 노력했다"며 "기술을 배우려고 남의 집 처마에서 비를 맞으며 기다린 시간도 있었고, 자금이 모자라 중소기업운영공단 이사장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자금 대출을 호소한 적도 있었지만 결코 주저앉지는 않았다.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다른 중소기업인들도 현재의 어려움을 딛고 모두가 우뚝 서는 2010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이철순시민기자 bubryun@hanmail.net

도움: 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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