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의력 대회 수상 학남초교 6학년 '4인4색'

전국대회 대상 - 임진선
전국대회 대상 - 임진선
전국대회 대상 - 도연희
전국대회 대상 - 도연희
학생토론대회 우수상 - 손나영
학생토론대회 우수상 - 손나영
대구 사이버대회 은상 - 김도연
대구 사이버대회 은상 - 김도연

창의력 교육에 대한 학생,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창의력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관련 교재도 넘쳐난다. 심지어 유치원에서부터 창의성 교육이 유행할 정도다. 그러나 입시 위주로 흘러가는 교육현장에서 창의력 교육을 실천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입시와 거리가 멀 것 같은 초등학교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과밀학급에 짧은 수업시간, 꽉 짜인 수업 진도에 창의력 교육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창의성은 특별활동이나 체험교육만으로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 속에도 학교에서 시행하는 '토론'식 수업으로 창의력을 키우는 학생들이 있다. 최근 전국 규모의 창의력 대회에서 잇따라 수상한 대구학남초교 6학년 임진선, 도희연, 손나영, 김도연 학생을 만나 어떻게 하면 생각을 키우고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지 알아봤다.

▶임진선-'무인도에 혼자 남아도 괜찮아요'

'무인도에 혼자 남게 됐다. 가장 필요한 물건은 무엇일까?'

최근 대구에서 열린 전국 초등학생 창의력 경진대회에 참가했던 진선양은 문제를 접하는 순간 당황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학교 시험에서는 한번도 접해 보지 않은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골똘히 궁리한 끝에 구조요청을 위한 거울을 선택했다. 그리고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난파선 등에서 바닷가로 흘러들어오는 생필품을 활용한다는 생존전략을 짰다.

"일단 스스로 무인도에 혼자 남게 되었다고 생각한 후 차분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보니 지나가는 비행기나 배에 햇빛 반사로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거울이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난파 등으로 무인도에 남게 됐다면 생필품 등도 함께 떠내려 왔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요."

평소 꾸준히 학교에서 실시하는 토론식 수업에 참여해 생각하는 습관을 들인 진선양은 이 문제에 대해 침착하고 조리있는 답을 제시해 이 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쥘 수 있었다.

▶도희연-'수다 대신 토론, 생각이 자라나요'

진선양과 함께 전국 초등학생 창의력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희연양은 요즘 아빠와 시사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학교에서 토론식 수업을 받고 나서부터 신문과 방송에 나오는 뉴스가 더 이상 어렵지 않고 오히려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아빠와 관심 분야가 비슷해지고 대화와 토론이 가능해지다 보니 함께하는 시간도 많아졌어요. 정치, 경제, 사회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다 보니 부녀간의 정도 예전보다 훨씬 깊어진 것 같아요."

학교 성적도 향상됐다. 단답형에 익숙해 있던 희연양은 이제 서술형 문제가 나와도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토론을 많이 하고 생각을 깊게 하면 자연스레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 같아요. 친구들과 잡다한 수다를 떨기보다는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게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손나영-'독서는 창의력의 어머니'

지난해 11월 열린 민주시민의식 함양 전국 학생토론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나영양은 창의력을 키우고 싶다면 책읽기를 소홀히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 대회에서 나영양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 우수상을 차지했다. 세계화시대에 공교육에서도 영어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주된 주장이었다.

"그동안 독서와 토론식 수업을 꾸준히 한 덕분에 알고 있는 상식과 지식을 창의적이고 독창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어요." 나영양은 "평소 다양한 책을 읽으며 항상 사물을 여러 면에서 생각하는 습관들 들인 것이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독서의 힘은 창의력을 키워주는 것은 물론 실제 시험이나 평가에서도 매우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는 것이다. 토론식 수업 덕에 말하는 것이 좋아졌다는 나영양은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고 있다.

▶김도연-'말 잘하면 수학도 잘해요'

지난연말 열린 대구시 사이버 창의력 대회에서 은상을 차지한 도연양은 토론식 수업으로 창의력을 높인 결과 싫어하던 수학까지 좋아하게 됐다. 이전까지는 연산 위주로 수학문제를 풀어 심화과정에 약했지만 풀이과정을 놓고 토론하는 수업을 접하면서 수학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다고 했다.

"친구들과 풀이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다 보니 더 빠르고 효과적인 풀이법이나 다양한 접근법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수학이 재미있어졌어요."

친구들 앞에서 자신 있게 자기의 풀이법을 설명하는 것만큼이나 다른 친구의 풀이법을 경청하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했다. 친구의 풀이법이 자기 것과 어떻게 다른지, 잘못 이해한 부분은 없는지를 비교하면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까지 스스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도연양은 "토론을 하면 교과서와 문제집이 가르쳐 주지 않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다"며 "새로운 풀이법을 발견할 때마다 수학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과목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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