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기진 이야기] 113년간 2초22 단축 "한계는 9초50"

100m 기록의 변화

육상의 꽃인 100m 달리기 기록의 한계가 어디일까 하는 것은 스포츠과학자들의 주된 관심이다.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른 치타는 최고시속 100km로 100m를 3초60에 주파하는데, 인간은 과연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을까? 수년 전 일본 스포츠과학 연구팀은 역대 우수 선수의 장점만으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인간 한계를 9초50으로 주장하였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의 우승 기록은 11초8이며, 100m의 최초 공식 세계 기록은 1912년 7월 6일 미국 도널드 리핀코트의 10초6이다. 2009년 세계 기록인 9초58에 이르기까지 113년 동안 2초22를 단축하여 10년마다 평균 0.22초씩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미국 제시 오웬스가 10초2를 기록한 후 1950년대까지 9초대는 마의 벽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자그마치 24년 후 독일의 아르민 해리가 1960년 10초0을 기록하여 9초대 진입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의 짐 하인스가 1968년 고지의 멕시코올림픽에서 공기저항 감소의 영향이 의심되는 가운데 9초95로 9초대 진입에 성공하였다. 1991년 미국의 칼 루이스가 처음으로 9초9의 벽을 넘어 9초86을 기록했고 모리스 그린은 1999년 9초79를 기록, 9초8의 벽을 허물더니, 우사인 볼트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9초69를 기록하고 2009 베를린대회에서 9초58을 기록하여 곧 바로 9초5대로 진입하였다.

우사인 볼트는 가히 괴물처럼 기록을 경신해 나가고 있다. 2007년 7월 자신의 기록 10초03에서 9초9와 9초8을 바로 뛰어넘어 2008년 5월 9초72로 불과 2년 만에 0.45초를 단축하였다. 1990년대에 0.01초를 단축하는데 평균 3년이 걸린 것에 비하면 파격적이다. 스프린터의 기록 향상은 라이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데, 혼자서 엄청나게 기록을 단축시키며 인간 한계를 무색케 하였다.

한국 신기록은 1979년 서말구가 수립한 10초34가 30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9월 3일 충남대의 김민균이 10초43을 기록하여 조만간 새로운 기록이 기대된다.

과학적 훈련방법과 신소재의 개발로 기록 단축은 계속되고 있다. 2008년 12월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마크 데니 교수는 9초48로 인간 한계를 예측한 바 있으며, 10m씩의 구간속도별 최고 기록을 합산한 결과 9초34까지 가능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우사인 볼트의 출현 후 이제 100m 기록 한계는 9초40의 벽도 깰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