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중교통전용지구 문제점 빨리 개선하라

지난해 말 개통한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반월당 네거리~대구역 네거리)가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한다. 인도에 있는 실개천으로 인해 통행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고 실개천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 통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실패한 작품'이라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잇따르는 것을 보면 전면 개보수를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자동차만 다니는 도로를 보행자에게 돌려주자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발상이나 취지는 좋았지만, 결과가 그리 신통치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실개천에서 비롯되고 있다. 서울 청계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한 실개천은 보행자들에게 편안함을 주기보다는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전락했다. 실개천이 인도를 차지하고 있어 보행 공간이 좁아졌고 일부 구간은 실개천을 피해 둘러가야 한다. 일부 시민들이 실개천에 빠지거나 발을 헛디디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구시가 실개천과 인도의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돌을 갖다 놓고 펜스까지 쳐 놓아 경관마저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악순환을 빚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실개천에는 물도 흐르지 않고 있다. 시민들이 내다 버리는 쓰레기로 인해 통수가 되지 않아 대구시가 물 공급을 중단한 것이다. 쓰레기나 통수 문제는 설계할 때 예상했어야 하지만 전혀 그렇게 하지 못했다. '물이 흐르는 휴식 공간'을 제공하려는 당초 취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불편과 비효율을 초래하는 조형물이 된 것이다.

휴식 공간은 단순하고 간소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도 과도한 디자인과 치장으로 인해 대중교통전용지구의 뛰어난 효용성을 훼손한 것이다. 대구시의 현시적 행정이 빚은 결과물이다. 대구시가 땜질식 처방에 급급하기보다는 전면 개보수를 통해 제대로 된 보행자 공간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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