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경인년 설날에 전해진 희소식이 전 국민을 기쁘게 했다. 설날 낮에는 2010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쇼트트랙에서 첫 금메달을 땄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이 함께했다. 아침에는 스피드 스케이팅 5,000m에서 아시아 최초로 은메달을 땄다는 낭보가 있었다. 밤에는 동아시아 축구대회에서 한국과 일본과의 경기에서 우리가 3대1로 승리하는 기쁜 소식도 있었다.
우리 국민들이 왜 그리 기뻐할까? 그것은 국가 간 경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꿈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는 몇 가지의 꿈이 있다. 그 중 하나는 '강대국을 향한 꿈'일 것이다. 그 꿈은 한국인의 의식과 행동의 뿌리가 되고 있다.
우리는 과거 천 번 넘게 외침을 당하여 나라와 국민의 삶이 피폐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 약소국의 설움을 뼈저리게 간직하고 있다. 보릿고개로 대변되는 가난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변방과 약소국의 설움을 뛰어넘어 일약 강대국의 일원으로 도약하여 나라와 국민 개개인이 부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며 세계평화를 선도하는 것이 우리의 꿈이다.
우리의 주권을 일제에 빼앗긴 1910년으로부터 꼭 100년이 되는 2010년은 강대국을 향한 우리의 꿈을 일부나마 실현하는 의미심장한 해가 될 것이다. 금년 11월에 우리나라는 세계주요 국가인 G20 의장국으로서 G20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세계가 한국을 새롭게 주목하고 우리의 국가 위상과 국격을 비약적으로 올려놓을 수 있는 기회이다. 세계는 경제 위기의 터널에서 가장 빨리 빠져나오고 성장 궤도로 복귀하는 세계적 모범국가로서의 한국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UAE로부터 원전 수주를 성사시킨 한국의 전략과 첨단기술을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다. 경제 성장과 환경과 에너지를 새롭게 결합한 녹색성장모델의 세계적 선도국가, 한국의 저력에 세계는 놀라고 있다.
강대국을 향한 우리의 꿈을 빠르게 실현하기 위해선 백년대계를 향한 국민적 대공조와 실천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어떠한 미래를 향해 가야하는지를 다함께 보는 전략이 요구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세계경제의 흐름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세계경제 흐름에서 이탈되고 세계를 선도하지 못하면 강대국의 일원이 될 수 없다.
세계경제 흐름의 구조를 압축하면 종축과 횡축으로 구성되는 열십자 구조로 되어 있다. 종축은 일인당 GDP와 경제 규모 측면에서 국가 간 사다리 올라가기 경쟁이 이뤄지는 축이다. 현재 한국은 일인당 GDP 35위 내외, 국가경제규모 15위 내외를 달리고 있다. 세계경제 종축에서의 순위를 적어도 각각 세계 10위 이내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러자면 세계경제 열십자 구조에서의 횡축에서 우리가 전략적으로 지혜롭게 잘 해나가야 한다. 횡축에서 잘 못하면 종축에서의 경쟁에서 낙오될 것이기 때문이다.
횡축은 네 가지의 핵심 전략요소로 구성되는 축이다. 첫째 지구적 변화에 잘 대응해야 한다. 지구적 변화의 대표적인 흐름은 바로 기후변화이다. 기후변화에 잘 대응하지 못하면 종축에서 올라가기 힘들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은 IT(정보통신), NT(나노·신소재), BT(바이오), ET(에너지), CT(문화 및 콘텐츠)산업과 첨단과학기술을 융합하여 원천기술과 첨단의 신상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부가가치를 몰아와야 한다. 둘째, 다양한 대(大)공조를 잘 해나가야 한다. 대공조를 잘 못하면 종축에서 올라갈 수가 없다. 대공조는 이번 세계경제위기 극복에서 보았듯이 국가 간의 대공조뿐만 아니라 국내에서의 각계각층, 지역 간, 산학연의 대공조가 필수적이다. 대공조에서 이탈하면 어려워진다. 융합하면 성취하고 흩어지면 낙오한다. 셋째, 세계적 신개방 체제에 잘 대응해야 한다. 지금부터 세계는 새로운 개방체제로 간다. 국가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에 기초한 거의 완전 개방의 시대가 본격 전개된다. 새로운 세계적 개방화 물결에 잘 대응하지 못하면 세계경제의 종축을 올라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 넷째, 세계경제 흐름을 미리 보고 '좋은 정책'을 전략적으로 빨리 만들어 실천해야 한다. 좋은 정책을 적기에 선도하지 못하면 종축에서 올라갈 수 없다. 시대적 변화에 맞는 좋은 정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이고 전략적이며 선제적이고도 스피드 있는 국가경영행정-국가위기관리가 절대적 요건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세계경제의 도도한 흐름에서 생겨나는 기회를 잘 활용하고 이를 부가가치화하는 나라가 강대국이 되었다. 세계경제가 뿜어내는 천하의 대세를 국민 모두가 지금 함께 보고, 지금 함께 행동하되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해야 한다. 백년대계의 전략적 안목과 행동이 절실하다.
박양호 국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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