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방랜드 매각 제자리걸음…채권금융기관 이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후 2개월째 난항

C&우방랜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랜드리테일이 선정됐으나 채권금융기관의 이해관계 등이 얽혀 2개월이 되도록 매각작업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우방랜드 전경.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C&우방랜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랜드리테일이 선정됐으나 채권금융기관의 이해관계 등이 얽혀 2개월이 되도록 매각작업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우방랜드 전경.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의 대표적 테마파크인 C&우방랜드 매각이 채권금융기관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소극적인 태도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랜드그룹 유통부문 통합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12월 18일 우방랜드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우방랜드 인수 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채권금융기관의 동의를 얻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우리은행, 농협중앙회, 금호생명 등 주요 채권금융기관 간 의견 차이로 매각협상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

우방랜드 매각은 금융기관이 C&그룹에 자금을 대출해주면서 담보로 잡고 있는 그룹보유 우방랜드 주식 등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인수대금은 700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삼일회계법인 박창하 상무는 "주요 채권금융기관 중 한 곳이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해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며 "3월 말 이전에 열릴 정기주총 때까지 매각이 이뤄져야 하는데 상황이 불투명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이번 매각작업이 무산될 경우 추가 인수자를 구하기 어려울뿐더러 기업회생절차를 통한 매각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금융권, 우방랜드 노조 등에 따르면 우방랜드의 채권금융기관 중 한 곳이 모(母)그룹의 경영악화로 인해 의사결정권자가 없는 상태여서 매각에 동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금융기관은 인수조건에 동의할 경우 손실이 크다며 이랜드리테일에 추가 부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방랜드 한 간부는 "이번 매각에 실패하면 주총에 필요한 감사의견을 받지 못해 상장폐지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재매각 추진이 어렵게 되고, 우방랜드의 회생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고 밝혔다.

마지막 카드인 기업회생절차를 통한 재매각 방안도 있다. 하지만 우방랜드의 담보물건이 신탁자산으로 돼 있기 때문에 기업회생절차 진행 중에도 담보채권자는 담보 물건(우방랜드 부지 등)을 처분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기업회생절차란 제도권 내 매각도 기대할 수 없는 상태다.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우방랜드지회는 최근 삼일회계법인과 채권금융기관을 방문해 매각협상에 적극 나설 것을 당부했으며, 노조와 함께 관련 대책회의를 열 것을 제안했다.

이용효 지회장은 "지난해 7월 1차 매각 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자산운용사의 경우 투기자본 성격이 짙어 매각을 반대했지만, 이랜드리테일은 건실한 기업인 만큼 우방랜드를 인수하길 바란다"며 "채권단의 이해관계와 매각주간사의 소극적 태도로 매각이 지연돼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우방랜드 매각추진 경과

우방랜드는 ㈜우방의 단위 사업장으로 1995년 개장했다. C&그룹은 우방을 인수하면서 2005년 7월 우방랜드를 우방에서 분리했다.

C&그룹은 자금난에 빠지면서 2008년 10월 우방랜드 주식 63%를 담보로 채권단에 제공했으며 채권단은 이를 바탕으로 C&구조조정 유한회사를 만들었고 현재 일부 주식을 매각한 뒤 38%의 주식을 갖고 있다.

C&구조조정(유) 입장에서는 법정관리 신청을 할 경우 채무 재조정을 통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 지난해 6월 우방랜드 매각을 추진했다. 지난해 7월 17일 모 자산운용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수를 포기했다. 매각주간사는 지난해 11월 16일 2차 매각공고를 했으며, 12월 이랜드리테일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우방랜드의 금융기관 차입금은 487억원에 이르며, C&그룹 보증 채무는 1천254억원에 이른다. 우방랜드는 과다한 부채와 시설 노후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다. 2008년 말 매출액은 231억9천400만원(영업이익 -6억5천100만원)이며, 지난해는 신종플루 여파로 단체이용객이 줄면서 3분기 매출액은 35억5천600만원(영업이익 -10억4천500만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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