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학 앞 둔 예비중학생 '진학준비'

"난 잘할수 있어…" 자신감 하나면 OK

신효은씨와 딸 탁제원양이 함께 예비 중학학습서를 살펴보고 있다.
신효은씨와 딸 탁제원양이 함께 예비 중학학습서를 살펴보고 있다.
예비중학생인 양정훈군이 선행학습을 통해 중학교 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예비중학생인 양정훈군이 선행학습을 통해 중학교 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신학기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맘때쯤이면 개학이 마냥 즐거울 수 없는 어린이들이 있다. 개학과 동시에 중학교에 진학하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의 마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공부해야 할 과목도 많아지고 내용도 어려워져 심리적, 육체적 부담감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자녀가 초등학생일 땐 공부에 그리 부담을 갖지 않던 엄마라도 중학교 입학을 앞두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황금중 진학예정인 탁제원양과 능인중에 진학하는 양정훈군의 중학교 진학 준비과정을 알아본다.

◆탁제원(황금중 진학예정):제원이는 겨울방학 시작과 동시에 국어·영어·수학·사회 과목에 대한 선행학습에 들어갔다. 특히 영어와 수학은 동네학원에서 심화학습을 통해 아예 중학교 1학년 전 과정에 대한 개념을 미리 공부하고 있다. 타 과목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은 공부량을 요구하고 있고 엄청난 지구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중학교 때 다져진 영어와 수학의 기초가 결국 고등학교와 대입에서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반면 문학, 사회, 역사는 어머니가 정리해 준 신문스크랩을 통해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다.

"중학생이 된다는 것이 즐겁기보다 겁이 났지만 막상 중학교 진학을 준비하면서 이웃 학교 초등 친구들과 함께 중학교 과정의 과목들을 미리 배울 수 있어 재미가 있어요."

제원이는 학기 중보다 오히려 하루 생활이 빡빡하고 공부 시간도 늘었지만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 그래서 학원이 끝나서도 틈틈이 집에서 배치 고사 문제집을 풀며,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고 있단다.

반면 제원이의 어머니 신효은씨는 제원이가 공부를 잘해서 오히려 부담이 크다. "과목수와 학습량 자체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데다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중학교에서는 시험 때마다 석차가 나오고 내신까지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신씨는 이 같은 부담감을 제원이에게 내비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예비 중학생을 둔 많은 학부모가 무턱대고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서점에서 각종 참고서를 안겨주는 것으로 중학진학 준비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녀가 자신감을 가지고 즐겁게 중학과정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씨는 수줍음이 많은 제원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대화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자연스런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공부방을 별도로 마련해주고 과목별 서재를 마련해주는 등 외적인 부분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사진 : 신효은씨와 딸 탁제원양이 함께 예비 중학학습서를 살펴보고 있다.

◆양정훈(능인중 진학예정):정훈이는 동네학원에서 중학생들 틈에 끼여 수업을 듣고 있다. 초교때부터 영어와 수학, 논술학원을 다니고 있었지만 겨울방학 때부터는 다니는 학원을 그만두고 중학생들이 듣는 학원으로 옮겼다.

"초등학교 영어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기본능력을 키워주는 데 반해 중학교 영어는 문장구조를 문법적으로 이해해야 하고 어휘력과 문장독해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또 수학은 계산위주의 초등학교에 비해 중학교과정은 서로 연관된 내용을 단계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리 중학교 과정을 살짝 엿본 정훈이는 영수 위주의 예습은 새학기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학원에서는 중학교 과정을 미리 배울 수 있어서 개념정리에 도움이 돼요. 이미 1학기 과정을 마스터한 상태라 중학생이 되는 것이 두렵지 않아요."

정훈이의 어머니인 김태숙씨는 오히려 느긋한 편이다. 정훈이가 학습 자체에 얽매이기보다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에서는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학습방법을 터득하고 계발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같은 내용을 동일한 시간에 공부하더라도 스스로 공부한 것과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공부할 때와는 학습 내용 이해 면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씨는 정훈이에게 공부를 직접 가르치기보다는 교사나 학원강사에게 맡기고 대신 생활측면에 중점을 두고 지도하고 있다.

"사실 학업문제도 걱정이지만 그보다는 남학교 특성상 학교폭력이나 사춘기를 어떻게 잘 지낼지가 더 큰 걱정입니다. 그래서 학교생활 틈틈이 자신의 가치관 형성과 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여행이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