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막바지에 기자가 돌발질문을 했다. "서로의 장단점을 딱 열 글자로 표현한다면…." 형제의 재치와 순발력은 놀라웠다.
먼저 형이 동생에게 장점을 날렸다. "점점 깊이를 더하는 배우." 칭찬에는 칭찬으로. 이번엔 동생이 맞받았다. "언제나 늘 한결같은 배우." 분위기가 좋아지는가 싶더니 이내 반전. 형은 차분하게 동생의 단점을 지적했다. "아직도~ 좀 다혈질인 배우." 이에 질쏘냐. 동생은 형에게 "전형적인 좀 소심한 A형" "잘 삐쳐요"라고 되받았다.
딱딱 맞아 들어가는 형제들의 말솜씨와 호흡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인터뷰 후 연극 공연에서 본 두 형제의 호흡은 더 놀라웠다. 한번 본 것은 전부 기억하는 자폐증 환자의 그 어려운 대사를 완벽히 소화해내는 형과 성격이 급해 말과 행동이 빠르며 다혈질인 동생 역할이 어쩌면 그렇게 자연스러운지.
형제는 인터뷰 도중 수시로 '티격태격' 장난을 쳐 기자가 언제 끼어들어야 할지 난감하게 만들기도 했다. 갑자기 밴쿠버 피겨의 여왕 김연아를 두고 옥신각신했다. 형이 "너무 어린 나이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게 걱정인데"라고 하자, 동생은 "김연아는 이미 그 자리를 누리고 즐길 줄 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받아쳤다. 그대로 두었다간 인터뷰가 어디로 갈지 몰라 기자가 끼어들었다. "두 분 다 맞습니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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