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대구의 '봄'을 기다리며!

개구리가 깊은 동면에서 깨어난다는 경칩(6일)을 맞아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벚꽃이 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빨리 개화 할 예정이라고 예보했듯 이제 본격적인 상춘의 계절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경제 기상도는 아직도 긴 동면의 터널 속에서 헤매고 있어 따사로운 봄날을 기대하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듯 하여 몹시 안타까운 심정이다.

전문가들은 대구경제의 실상에 대해 참담해하고 있다. 지역총생산(GRDP), 근로자 평균임금, 인구 감소율, 출산율, 미분양 아파트, 청년 실업률 등 각종 경제지표가 여전히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은 물론 사이몬안홀트의 국가(도시) 브랜드지수(NBI)에서도 대구는 서울, 울산, 부산, 인천 다음으로 평가돼 이제는 대전, 광주와 5위 자리를 두고 겨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지역경제는 이대로 안주하면서 추락하고 말 것인가? 대구의 봄은 정녕 언제 올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우리 스스로가 찾아야 할 것이다. '흘러간 15년'의 논리와 최근 세종시와 관련해 야기된 '남의 탓'과 핑계의 논리를 떨쳐버리고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 '내 탓'임을 깊이 자성하고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하면 된다'는 자신감으로 피나는 노력과 꾸준한 준비를 통해 열악한 빙상환경을 극복하고 스피드 스케이팅의 기적과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에서 경이적인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한국선수단의 자신감과 최근 대구를 방문해 대통령이 지적한 피해의식과 분지적 사고에서 탈피해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사고를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경인년의 첫 번째 화두는 단연 '일자리 창출'이다.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의 지방선거 정책 어젠다 조사에서 일자리 창출이 1위로 꼽혔다. 정부도 '일자리 정부'로 자리매김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국정 중점과제로 잡고 국가고용전략회의를 매달 개최해 정책을 발굴, 점검하고 있다. 이는 작금의 고용여건이 그만큼 좋지 않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대구시가 최근 일자리 종합대책을 세워 평생일자리 1만개와 서민복지일자리 6만3천개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적절한 대응이라 본다. 지역의 경제여건을 볼 때, 일자리 창출은 무엇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대구지역은 실업률 3.9%, 청년 실업률 9.1%로 청년실업문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지역의 주도산업인 섬유 등 노동집약적인 전통산업에서 자본집약적 장치산업중심으로 재편됨에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다음 세대, 즉 미래의 주인공인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희망과 꿈을 접은 채 길거리에서 방황할 때 지역의 장래는 암울하고 원동력을 상실한 채 내일을 기대할 수 없다. 지역의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생을 바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를 장기적, 지속적으로 제공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고용창출 효과가 큰 지식기반 서비스산업과 핵심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해 기존의 전통주력산업과 신성장 동력산업을 연계 접목, 고용창출과 시너지 효과를 증대시켜야 할 것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확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대구의 봄을 앞당길 수 있는 가장 시급한 전제 조건일 것이다.

청년 실업문제가 고용없는 성장의 구조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는 점에 주목해 성장보다는 분배가 우선돼야 하며 복지국가 소사이티 회원이 주장한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보다 일 나누기(work sharing)를 통한 '역동적 복지국가' 제안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본격적인 지방 선거정국 돌입과 세종시 문제 등으로 인해 고용시장의 제반여건이 악화되고 불안이 심화돼 정치적'사회적 혼란과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사회통합과 융합이 시대정신임을 인식하고 사회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갈등을 지혜롭게 해소하고 고통을 함께 나눠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비자의 '국무상강 무상약'(國無常强 無常弱' 항상 강한 나라도 없고 항상 약한 나라도 없다)과 같이 역사는 흐르듯이 꿈과 희망이 있음을 굳게 믿고 우리 모두 열심히 노력한다면 밴쿠버의 기적과 같은 신화가 대구에도 반드시 찾아 올 것이다.

윤성식 대구도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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