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기진의 육상이야기] 육상선수 신발은 새털처럼 가벼워진다

100g 이하 무게 육상화 이미 개발

육상경기에서 신발은 기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발의 구조, 러닝기술 및 자세 등의 개인차를 고려한 과학적인 신발의 착용이 요구된다. 육상선수의 신발은 가볍고 우수한 탄성을 가져야 한다. 무거운 신발은 기록 향상에 장애가 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최대한 가벼운 신발을 선호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100m에서 우사인 볼트가 9초69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할 당시 착용한 황금색 육상화는 가벼우면서 탄성을 높이는 탄소섬유의 스파이크 핀을 10개에서 8개로 줄이고 앞부분에만 부착했다. 밑창은 경도와 내마모성이 우수한 스키화의 페백스(Pebax) 소재로 강한 플레이트를 형성해 전진에너지를 향상시켰다. 뒤축에는 스파이크 핀과 쿠션을 없애 접지시간을 줄였다. 육상화의 무게는 한쪽 기준으로 204g이었다. 볼트가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9초58의 세계신기록 수립 시 착용한 오렌지색 얌(Yaam) 스파이크는 149g으로 더욱 가벼워졌다.

100g 이하의 무게를 가진 단거리 육상화도 개발됐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남자 200m 및 400m 우승자 마이클 존슨의 육상화는 스파이크 핀 6개를 가벼운 특수재질로 처리하고, 밑창 두께를 2㎜로 줄였으며 외피는 하나로 된 천으로 처리해 한쪽 무게가 99.2g에 불과했다. 또 트랙 러닝에서 발생하는 원심력을 줄이고 안정감을 높이면서 신발 속 발 미끄럼 방지를 위해 신발 안팎의 디자인과 재질을 바꾸었고,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표면을 특수래커로 처리했다. 존슨의 발 크기는 290㎜인데 실제 신발은 이보다 약간 작게 만들어 완전히 발에 밀착되도록 했다. 신발 색깔도 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예선에서는 보라색 바탕에 노란색줄무늬, 결승에서는 황금색을 띠도록 했다.

신발 무게는 마라톤 선수에게 더욱 부담이 되는데, 신발이 100g 더 무거울수록 에너지소비량이 1% 증가한다. 1960년 로마올림픽 우승자 아베베 비킬라는 아예 맨발로 뛰었다. 당시 신발무게가 400g을 넘을 때는 맨발이 차라리 나았을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110g의 무게를 가진 마라톤화가 개발되었는데, 뛰어난 탄성을 지녔으면서도 두께를 줄일 수 있는 줌 에어(zoom air) 소재를 사용했다. 충격완화를 위한 주요 소재로는 공기보다 비중이 가벼운 특수가스, 실리콘 성분의 특수젤, 특수 폴리우레탄 필름을 이용한 6각형의 벌집구조, '에어텍시스템'으로 불리는 용수철과 바퀴를 장착한 특수 수레 등이 있다.

충격완화를 위해서는 발의 개인적인 구조적 특성도 고려된다. 좌우 발의 구조적 차이와 발바닥 굴곡상의 특성으로 인해 착지 시 닿는 면이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에 신발 크기를 조절하거나 보조 패드를 부착한다. 충격완화와 마찰력을 조절하기 위해 밑창무늬에도 변화를 준다.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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