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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에 살아 숨쉬는 우리들 山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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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윤광조, 20여년만에 대구서 전시회

#윤광조의 도자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 산하가 보인다. 나지막한 산이 솟아있고 강이 흐르며 구름이 떠다닌다. 산의 능선을 뚝 잘라낸 것 같은 선이 흐르고, 봄눈이 오는 가운데 매화가 핀다. 도자기에서 추위를 뚫고 오는 봄을 느낄 수 있다.

흰색 흙, 철분이 많은 흙으로 만든 검정 유약, 흙 등 무채색의 간결한 작품으로 동시대 현대 도예에 큰 의미를 던지는 윤광조는 현대 도예작가 1세대로 해외에서도 호평받고 있는 작가다.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에 아시아 작가 최초로 초대된 바 있고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2004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20여년 만에 대구에서 전시를 갖는 작가는 2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 yfo에서 전시를 열고 최근작 20여점과 스케치 7점을 선보인다. '원형'에서 탈피하고자 물레를 사용하지 않는 작가는 역동적인 삼각형 형태를 도자기에 도입했다. 삼각형은 보는 시각에 따라 가장 변화무쌍한 형태다.

"하루 12시간 작업해도 일 년에 건질 수 있는 작품은 15~20여점에 불과해요. 60점 이상 빚어내지만 구우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죠."

번잡함을 피해 온 경주 안강 바람골에서 작업하는 작가는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태도가 분명하다. "문화는 시간을 아버지로 하고 풍토를 어머니로 해서 태어난 자식입니다. 과거와 미래를 관통하는 현재여야 하죠. 세계의 보편적인 역사와 철학, 그리고 우리의 역사를 다 알아야 비로소 현재의 예술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현대 도예는 전통의 답습 또는 서양의 되풀이로 답보 상태다. 서양의 현대 도예는 추상적인 형태와 지나친 장식으로 복잡하다. 화려하지도, 매끈하지도 않은 작가의 도자기가 관람객에게 큰 울림을 주는 것은 우리 흙 질감을 살린 분청기법으로 만들되 자연 그대로의 그릇을 만들기 때문이다.

작가는 작품에 불교적 메시지도 담는다. 작품에 반야심경을 새겨 넣기도 했다. 늘 새로운 방식과 도구에 도전한다.

"지푸라기를 흰 흙에 섞어 작품을 만들어요. 그런 뒤 불을 때면, 지푸라기는 사라지고 그 흔적만이 남죠. 이게 바로 인생 아닐까요?" 053)422-5580.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igsu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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