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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은 동서양 병치 지점서 중간 역할"…휴 실버만 뉴욕주립대 교수

"이제 동서양의 예술이 동등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서양이 '배워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이 시기에 한국의 미술이 더 주목받고 있으며 그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구가톨릭대 회화과 주최로 열린 강연회 참석차 15일 대구를 찾은 휴 실버만(사진) 뉴욕주립대 철학과 교수는 한국 미술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실버만 교수는 작가 오인환의 전시 카탈로그에 글을 쓸 정도로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는 한국 미술은 세계적인 추세와 궤를 같이하며 동서양의 병치되는 지점에서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방적으로 지배하거나 지배당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수평 관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관계와 상호작용이 중요하죠."

개인의 책임은 윤리적이지만 정치적 책임은 공유된다. 과거 예술은 개별적 작업이라고 여겨졌지만 현대 미술은 정치와 마찬가지로 상호작용 가운데서 나오는 것이다. 실버만 교수는 그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미국은 분석 철학이 주류라고 여겨지지만 실은 대륙 철학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실버만 교수는 현상학과 실존주의에서 해체주의, 후기 구조주의로 이어지는 대륙 철학을 이끌고 있는 미국의 탁월한 사상가이자 저명한 미학자이다. 한국에도 책 '데리다와 해체주의' '텍스트성 철학 예술' '포스트모더니즘' 등이 번역, 출간됐다.

"스스로 주변부라는 생각을 버리고 동등한 관계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예술은 더욱 활발해질 것입니다."

최세정기자 사진·이채근기자 minc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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