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료 칼럼] 예방 가능한 암 자궁경부암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3차례 접종하면 쉽게 예방

얼마 전 결혼 3년차 주부가 검진을 위해 내원했다. 평소 특별한 증상은 없었으나 최근 소량의 질 출혈이 보였다고 했다. 검사 결과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돼 수술을 받았다.

이처럼 자궁경부암은 흔한 병이다. 세계적으로 연간 50여만건이 발생해 반 이상이 사망했다. 우리나라 여성 암 가운데 3번째를 차지하며 연간 약 4천300건이 발생한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서 일어난다. 성생활을 하는 여성들의 약 80%는 언제든지 감염될 수 있다. 물론 감염이 된다고 해서 전부 자궁경부암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갖고 있다.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만큼 예방도 가능한 암 중 하나인데 최근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백신이 개발되면서 자궁경부암 퇴치를 위한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는 9~26세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다음달부터 최초로 초등학교 6학년생을 대상으로 집단예방접종을 실시하는 도시가 생겼다. 고가의 예방접종 비용을 시에서 전액 부담하는 등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을 3차례 접종하면 쉽게 예방할 수 있으나 한번 접종에 15만~20만원씩 총 45만원 안팎의 비싼 가격이라는 점과 예방접종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크게 감소하지 않고 있다.

국립암센터에서 조사한 결과 남자의 7.5%, 여자의 19.0%만이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음을 아는 응답자도 남녀 각각 5.0%, 12.1%로 소수에 불과했다.

예방접종은 접종하고 5년 이후부터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성경험을 하기 5년 전쯤 접종을 하면 가장 이상적이다. 예방접종 시기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데 그 이유는 평균적인 첫 성경험 시기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첫 성경험 연령을 평균 20세로 잡아 15세 정도에 접종하면 좋다는 의견이 많다.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자궁경부암은 전체의 약 70% 정도다. 따라서 예방접종 후에도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이미 성경험이 있더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으면 암 예방 효과가 있으므로 바이러스 검사 후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서준원((재)한국의학연구소 대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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