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물업계가 치솟는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는데도 대기업들이 납품단가 인상 요구를 외면하자 납품 거부 및 조업 단축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다른 업종들도 마찬가지로, 지역 주물업계가 납품 거부를 시작할 경우 다른 업종으로 확산돼 회복세를 보이는 중소기업 및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대구경북주물협동조합과 중기중앙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주물의 경우 원료인 철 스크랩(고철) 가격이 지난해 t당 34만9천원 하던 것이 4월 기준 43만원으로 23% 상승했지만, 제품가격은 101만6천원에서 108만원으로 6% 인상에 그쳐 업체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이처럼 주물업계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납품단가 인상 요구를 하고 있지만 대기업 및 위탁업체들은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며 납품가 인상을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고령다산산업단지 일대 대구경북주물협동조합 회원사들은 자동차부품·조선·공작 등 분과위별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위탁업체의 납품단가 현실화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자 내부적으로 납품 거부 및 조업 단축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6일 서울에서 납품단가 문제와 관련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공동행동에 나서는 것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이 결과에 따라 2008년 3월에 발생했던 지역 주물업체들의 조업 중단 및 납품 거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지역 주물업계는 3, 4차 협력업체들이 많아 대기업에서 납품단가를 인상하더라도 1, 2차 협력업체 인상분을 반영하고 나면 사실상 원가 반영분이 거의 없어 불만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납품단가 인상 요구는 주물업계뿐만 아니라 캔이나 통조림을 납품하는 제관업계를 비롯해 단조·플라스틱·골판지상자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단조업계 역시 원료인 탄소강 가격은 2009년 평균 t당 91만원에서 2010년 4월 103만원으로 약 13% 인상됐으나, 제품 가격은 작년수준이 유지되고 있어 수요 대기업 측에 납품단가 인상을 요구 중인 상황이다.
대경주물조합 윤민구 상무는 "지역 주물업계의 수차례에 걸친 납품단가 인상 요구에도 대기업이나 1차협력업체들은 '우리도 마찬가지로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납품물량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해 정면대응을 자제했던 업체들마저 단가 인상이 계속 지연된다면 납품 중단 등 강경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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