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5월 5일 어린이날, 5월 8일 어버이날, 5월 17일 성년의 날, 5월 21일 부부의 날 이렇게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들이 모두 모여 있다. 특히 부부의 날인 5월 21일은 둘(2)이 모여 하나(1)가 된다는 뜻으로 2007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제정되었다.
5월 5일 어린이날이 되면 각종 선물 가게와 유원지 놀이공원들이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로 넘쳐난다. 어린이들은 이 날 만큼은 무엇을 요구해도 괜찮은 날로 생각하기도 한다. 어른들은 이날을 온전히 어린이들을 위해 써야 한다고 믿는다. 평소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아이와 함께 놀아 주지 못한 아빠들이 한껏 시간을 내어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어버이날은 자식들이 부모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부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직접 카네이션을 만들고 편지도 써서 주기도 하고 나이 많으신 노부모에게는 감사의 전화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런데 일 년 중에 이날만 잘하라고 기념일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도 모른 채 이것저것 배우러 다닌다. 그 중에는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부모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엄마가 시켜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 아이들에게 행복하냐고 물어 본다면 어떤 대답을 해올까? 학원 안가고 공부 안하는 날이 제일 행복하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방해 받지 않고 컴퓨터 게임을 할 때가 행복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평소 부모와 자녀 사이에 대화와 소통이 없다가 특정한 날에만 퍼붓듯이 사랑을 쏟아 낸다면 과연 아이들은 감사해 할까? 아니면 당연히 받아야하는 보상이라고 생각할까? 이는 좀 더 생각해볼 문제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 배운다. 엄마 아빠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어떻게 하는지 옆에서 지켜본다. 요즘처럼 핵가족 시대엔 더욱 보고 배울 대상이 부모님밖엔 없다. 부모가 평소에 노부모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따라 자녀들이 부모를 어떻게 여길지 마음이 정리된다고 말할 수 있다. 매일 걸려오는 노부모의 전화를 귀찮은 전화로 여기고 받거나 바로 아이들에게 전화를 넘겨준다면 아이들도 노부모의 전화를 귀찮은 전화쯤으로 여긴다.
5월 가정의 달에 있는 기념일들은 그 날 반짝 제 할 일을 하는 날이 아니다. 일 년을 돌아보며 우리 가정이 올바른 길을 걸어 왔는지 행복한 지를 되새기는 날이다. 어린이날에는 우리 아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났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어버이날에는 내가 평소 부모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돌이켜보고, 부부의 날은 부부 사이에 신뢰와 사랑이 있는 지 되짚어 보아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5월은 가족과 가정에게 새로운 시작이다.
김병현(공동육아 방과 후 전국교사회의 대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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