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산정의 객관성이 다시 의심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 1분기 중 7.8%의 경이적 성장을 기록,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은 재정 파탄 일보 직전인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국가들보다 낮다.
무디스'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가 국가신용등급을 한국보다 낮게 매긴 PIIGS 국가는 그리스가 유일하다. 그리스 다음 타자라는 포르투갈도 우리보다 1, 2단계 높다. S&P만이 한국보다 한 단계 아래에 두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아일랜드도 우리보다 1~3단계나 높다. 더 납득하기 힘든 것은 그리스에 대해 무디스와 피치가 '투자 적격'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기준에서 어떻게 평가하기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신용등급 산정의 주요 기준의 하나인 재정건전성에서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우위에 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3.8%(2009년 기준)로 G20 평균을 훨씬 밑돈다. 우리는 실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푸대접을 시정하려면 현재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국제신용평가사의 개혁 움직임에 우리도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 최근 EU는 "국제신용평가사를 평가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아시아판 신용평가회사를 설립하자는 아이디어도 그런 움직임의 일환이다. 뒷북 평가로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월가의 금융자본과 야합해 엉터리 평가를 하는 국제신용평가사의 장난에 더 이상 놀아나지 말아야 한다. 일개 신용평가사에 국가의 운명이 좌우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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