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그림미션콰이어 정기 연주회, 1일(화) 대구시민회관 대강당
※앙상블 누보 시리즈 IV, 4일(금) 우봉아트홀
연초부터 나름대로 '대구산(産) 글로벌 명품 문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중심에 놓고 글을 써 왔다. 이무지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임동혁, 백건우, 얘노을 재즈싱어즈 등을 조명하면서 그 가능성을 꿈꾸어 보기도 하고, 젊은 음악인들을 통해 대구의 미래도 그려보았다. 우리의 모델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이 땅을 다녀간 세계적 명품들의 영향력도 중요했고 토박이들의 열정들도 가치가 있었다. 간혹 기대했던 곳에서 둔감한 모차르트를 만나기도 하지만 며칠 전 대성황을 이루었던 이명신, 김지혜, 정유진의 오르간트리오는 오르간 음악의 대중적 관심을 끌어내면서도 내용 있는 감동적인 연주회였다. 이처럼 명품 연주를 추구하는 이들은 대체로 목적이 분명하고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들의 음악에 성실한 공통점을 지녔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대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연주단체의 한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필그림미션콰이어의 제31회 정기 연주회를 소개한다. 이 합창단은 지휘자 이재준의 지도 아래 2002년 부산에서 열린 제2회 세계합창올림픽에서 유럽 합창의 전유물로 인식되어 온 '무반주 종교음악'부문에서 당당히 챔피언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04년 독일의 브레멘에서 개최된 제3회 세계합창올림픽에서도 챔피언에 오름으로써 2회 연속 챔피언이라는 쾌거와 함께 전 세계에 한국 합창의 높은 수준을 알렸다. 이러한 성과를 계기로 필그림은 세계 선진 합창 강국들의 유수 합창단 지도자들 및 합창 단체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지속적으로 세계성을 키워가고 있다. 1980년에 창단된 이 단체는 성악 전공자들로 구성된 아마추어적 교회음악 전문 합창단으로서 매년 해외 초청 연주와 국내 순회 연주 등 다수의 연주를 펼치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정기 연주회에서도 멘델스존의 '시편 91, 43'을 비롯한 수준 높은 무반주 교회음악과 흑인영가, 가스펠 등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다양한 언어의 음악을 통해 미래지향적 글로벌 음악 이상의 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 합창단의 성과는 프로 합창단들이 연주 목록을 달리하는 너무 많은 음악회를 소화해야하는 단점을 피해 적절히 연주 횟수를 조절하면서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데 있다. 이는 가능한 최대의 열정을 집중시켜 세계적 보편성을 넘는 기획과 집요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공연 문의 053-655-2540)
또 한 음악회는 창단 이후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대표적 신진앙상블 의 시리즈 Ⅳ. 이미 지난 2월 공연을 소개한 바 있으며 순수 클래식 실내악 작품들을 연주하는 단체임에도 회를 거듭할수록 기대 이상의 연주성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클래식음악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연주단체이다. 이들의 장점은 젊음과 순수한 열정에 있으며 '재미있는 클래식'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만큼 현대적 감각을 결집시킬 역량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멘델스존의 현악4중주를 비롯해 카차투리안과 모차르트의 곡이 연주된다. 6월 초, 계절의 문턱을 넘으면서 순수 음악의 정갈함을 즐겨봄이 어떨까? (공연 문의 053-623-0684, 655-0684).
이철우<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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