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선수와 시민이 함께 페어플레이 정신을

프로야구가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한창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프로야구가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라운드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는 선수와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는 코칭 스태프, 공정한 경기 운영을 위한 심판진 등의 노력이 어우러져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짜릿한 감동과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한동안 우리 프로야구가 성숙되기 전에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선수들이 욕설과 지나친 항의를 하기도 하고 승부에만 집착한 나머지 경기 과열로 선수들 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지는가 하면 그라운드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많이 보여줬다. 비단 프로야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각종 스포츠 경기에는 '페어플레이상'이라는 것이 있다. 이 상은 1964년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가 창설한 상으로 프로야구에서는 2001년부터 도입해 시상하고 있다. 선정 기준은 경기에 임하는 태도, 관중에 대한 예절, 심판과 기록원의 판정에 승복하는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포지션별 우수자에게 주는 골든글러브 못지않게 값진 의미를 가지며 삼성라이온즈에서도 2002년 김한수, 2009년 강봉규 선수가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제는 이 뜻 깊은 상을 우리 시민들에게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2년 월드컵대회, 2009년 WBC대회 등을 통해 우리 팬들과 시민들은 열광적이면서도 질서정연한 응원으로 성숙한 질서의식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 바 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한자리에 모여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 그 자체로 만족하는 아름다운 축제의 장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경기가 끝난 후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치우는 등 성숙한 질서의식을 보여줘 휴지나 빈 음료수병,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진정한 페어플레이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경기규칙을 준수하며 화려한 플레이로 최선을 다해 관중들을 위한 최고의 경기 모습과 진정한 스포츠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관중들은 경기장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에게 질서정연한 가운데 아낌없는 박수와 갈채를 보내는 것이 진정한 페어플레이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선수들의 페어플레이 정신과 시민들의 질서의식, 열광적인 응원문화가 2010년 프로야구장에도 계속 이어져 바로 선 경기장 질서가 높은 시민의식으로 승화되길 기대해 본다.

선동열 대구지방경찰청 법질서 홍보대사·삼성라이온즈 감독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