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교육감선거, 초중등교육자 표심 새변수로

퇴직 교육계 원로들, 초중등전문가 지지선언

김승연 아나운서와 개그맨 김샘씨가 26일 동아백화점수성점 앞에서 대구시교육감에 출마한 한 후보의 선거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김승연 아나운서와 개그맨 김샘씨가 26일 동아백화점수성점 앞에서 대구시교육감에 출마한 한 후보의 선거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초·중등 교육자들의 표심(票心)이 대구시 교육감 선거의 또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교육계는 시교육감 후보가 9명이나 난립해 지지표가 분산된데다 공직선거법상 드러내놓고 특정후보를 지지할 수 없고 내색을 잘 않는 교육계 특성상 후보 측근 세력의 조용한 물밑작업만 포착될 뿐 이렇다 할 움직임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20일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초·중등 교육계 내부의 단결을 호소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

교육계 표심의 단결을 호소하며 공개적으로 첨병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이들은 일부 퇴직한 초·중등 교육계 원로들.

시교육감과 교육장 그리고 각급 교장 출신들로 구성된 130여명의 지역 교육계 원로들은 26일 시교육청 기자실에서 "대구교육계의 수장인 교육감은 초·중등 교육 전문가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초·중등 교육 경험이 없는 후보자가 당선된다면 대구 교육은 도약은커녕 무분별한 개혁의 실험대상으로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며 초·중등 교육계를 두루 거친 유영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이 교육감의 자질로 초·중등 교육계의 단결을 호소하고 나선 것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대학교수 출신 후보들의 상승 분위기에 자극받았다는 것이 교육계 안팎의 분석이다.

중등 교육계를 대표하던 이상호 후보의 사퇴 역시 '초·중등 교육계가 합심해 대학교수 출신 교육감 탄생을 막아야 한다'는 초·중등 교육계내 공론화에 불을 지폈다.

현재 대구의 초·중등 교육계 교직자 수는 2만5천여명으로 교육감 선거에 대한 일반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65% 안팎에 이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보수 성향의 학부모 단체인 뉴라이트 학부모 대구경북연합 또한 27일 오전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교조 출신은 물론 대학교수 출신이 초·중등 교육의 수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나섰다.

이들은 "대학생을 가르치는 고등 교육에 종사하는 대학교수와 전직 총장이 마치 각 대학의 대표라도 되는 양 한 대학에 하나씩 이름을 걸고 출마했고 심지어 전교조 교사 출신도 포함돼 있다"며 "대구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은 교육현장을 거친 교육전문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영웅 후보는 일부 교육계 인사들의 지지 움직임에 대해 "대학교수 출신 후보가 교육감으로 당선돼서는 안된다는 교육계의 절박감과 위기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다"며 "교육감 선거의 본질과 특성을 유권자들에게 집중 홍보하면 막판 결정적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교육계 전체 표심이 특정 후보 지지로 쏠리기가 불가능한데다 전체 유권자 중 교육계 종사자 수가 2, 3%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교육계 일부 인사들의 움직임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다른 후보들은 "추락한 대구 교육 위상을 회복하고 교육 정상화에 공감하는 대부분의 유권자나 교사들은 능력 있고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후보를 원하고 있다"며 "초·중등 출신 일부 교육계 인사들의 움직임은 자기식구 감싸기에 불과하며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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