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잘만정공㈜(대표 박동주·73)은 창업한 지 36년 동안 산업용 특수베어링 생산에 한 우물만 파 수입에 의존하던 특수베어링을 처음으로 국산화해 세계 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알짜 기업'이다.
이 회사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제품을 더욱 향상시키고 앞으로는 방위산업과 자동차 엔진용 베어링,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분야인 풍력발전기용 베어링 분야에도 진출하려는 야심 찬 각오를 다지고 있다.
◆베어링 국산화에 온 열정 쏟아
잘만정공은 1974년 4월 '잘만정밀'으로 출발했다. 작은 공장에서 일하던 박동주 사장은 당시의 현실이 안타까워 회사를 설립했다. 국내 업체들이 일본이나 독일에서 수입된 베어링을 턱없이 비싼 가격에 사서 사용야만 했다. 국산제품이 없어 부르는 것이 값이었다. 박 사장이 베어링 국산화를 위해 회사를 차리게 된 동기다.
하지만, 막상 회사를 만들었지만 품질 좋은 베어링을 생산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베어링 연구 개발에 매달린 결과, 국산화에 성공했다. 수입품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에 판매했지만 독일과 일본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워낙 높아 잘만정밀의 기술과 품질을 인정해 주지 않아 장벽이 높았다.
주변 업체들에게 한 번 써 보라며 권유했고, 막상 이 제품을 사용해 본 공장에서는 제품의 질이 좋아 주문을 하게 됐고, 제품의 우수성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주문량이 늘기 시작했다.
잘만정공이 국산화에 성공, 양산하고 있는 베어링은 창업 초기에는 10여가지 품목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로드엔드·스페리칼 프레인·볼조인트·스터디형 트랙 롤러·요오크형 트랙 롤러 등 1천300여가지 품목을 만든다. 주변에서는 베어링을 잘 만든다고 잘만정공이라고 말 할 정도다.
1998년 IMF 외환위기는 오히려 잘만정공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처음 몇 개월은 공장 가동이 줄어 주문량이 줄었다. 하지만, 엔화와 마르크화의 급등으로 일본과 독일 제품의 가격이 비싸자 국내 기업들이 외산 대신 국산 대체 상품을 찾으면서 주문량이 폭주했다. 국내 자동차 회사를 비롯해 많은 공장에서 잘만정공의 베어링을 어쩔 수 없어 사용해본 결과, 일본 독일 베어링에 비해 가격은 크게 싼 데 품질은 떨어지지 않자 단골이 됐다. 이렇게 되자 일본에서 베어링을 수입해 팔던 회사들이 베어링 가격을 외환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가격을 내렸고, 이로 말미암은 수입대체 효과는 엄청 컸다.
36년 동안 한 우물만 판 이 회사는 우수한 기술력으로 국내에서는 경쟁업체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외국에서도 정교하고 우수한 품질로 명성이 높아 32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오직 기술력만이 성장 동력
지구 상에서 생산되는 베어링은 약 25만여가지. 독일의 매출 20조원 회사도 7천여가지 정도만 생산하고 있을 정도로 베어링은 정밀기계산업이다.
잘만정공은 1천300여 품목의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고 있지만 단지 생산 품목만 많은 것이 아니라, 특허·실용신안 등 모두 22건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가 나날이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이 같은 기술력에서 비롯된다.
삼성 기획실에서 10여년 근무하다 3년전에 가업을 잇기 위해 운명처럼 아버지 회사 부사장을 맡은 박경윤(40)씨는 "베어링이 워낙 종류가 많은 관계로 시설·장비와 인재교육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해야 하고, 품질 향상과 관리도 철저히 해야만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만 10억원을 시설투자 한다"고 설명했다.
잘만정공은 외국 선진기술 동향을 파악하고자 하노버전시회를 비롯해 중국과 말레이시아, 일본 전시회 등 연간 4회 이상은 전시회에 참여한다.
박 부사장은 "높은 품질력으로 산업자원부로부터 부품소재 신뢰성 인증기업으로 선정됐다. 독일기술검사협회(TUV)와 영국 등의 공인기관으로부터도 품질인증서를 획득했다"면서 "잘만정공 베어링은 품질에서는 일본과 비슷하고, 독일 제품의 90% 수준에 도달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앞으로 여기에 자만하지 않고 계속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통해 이들 국가의 제품보다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 내겠다"는 다짐을 했다.
◆글로벌 기업 성장 꿈꿔
자동화된 생산설비에서 초정밀 가공작업을 거쳐 생산되는 산업용 특수베어링은 공작기계나 농기계, 고속인쇄기 등 회전체와 동력체의 모든 기계와 장비에 들어가며 1천만분의 1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정밀기계 분야이다.
잘만정공은 고품질 부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 공급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신념으로 품질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높은 기술력과 최고의 품질로 일본·독일제품과 견줄만한 경쟁력마저 갖춰 세계 3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수출을 시작한 지 5년 만인 2008년도 1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던 이 회사는 올해 150만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잘만정공은 특히 우리나라 군수물자(전차)에 쓰이는 베어링을 지난해 개발에 성공해 올해부터 납품, 군수용품 국산화와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다. 납품량은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잘만정공은 정밀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통해 장차 1만여 가지를 개발해 세계에서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박동주 사장은 "잘만정공은 '창조, 도전, 희생'이라는 사훈 아래 기존 제품의 품질향상은 물론 자동차 엔진용 베어링과 친환경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인 풍력발전기용 베어링 분야에도 진출해 국가 기계부품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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