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을 못 가눈다? '소아 목 기울임'

신생아중 1, 2% 발생…그냥두면 안면변형 등 위험

갓난아기가 목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턱이 반대쪽으로 향한다면 '소아 목 기울임'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증상은 선천성 엉덩이관절 빠짐이나 안짱다리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병. 출생아 100명 중 1, 2명꼴로 발생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 목 근육(주로 흉쇄유돌근)이 뭉쳐서 생긴다. 흉쇄유돌근이 부분 또는 전체가 섬유화로 짧아지면 이런 목 기울임 증상을 보인다. 머리는 짧아진 근육쪽으로 기울고, 턱은 정상 근육쪽으로 향하는 것이 특징. 대개 태어난 지 4주 이내에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대로 두면 두개골 및 안면부 변형, 목의 운동 제한, 척추측만증, 고관절이 빠지거나 비틀어짐, 발이 안쪽으로 휘는 내반족, 눈이나 전정기관 이상 등의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치료해야 한다. 스트레칭 등 보존적 치료를 일찍 시작하면 생후 12개월 전에 아기의 95%가량이 정상적인 목 부위 운동이 가능해지며, 목 기울임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만큼 호전된다.

그러나 처음 진료할 때 크고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 5~7%가량은 호전이 없어서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 특히 6개월 이상 스트레칭 등의 치료 효과가 없거나 심한 안면부 변형 및 30도 이상의 목 운동이 제한될 때 수술 치료를 생각해야 한다.

소아 목 기울임 진단에는 목 운동이 얼마나 가능한 지, 흉쇄유돌근의 두께 차이는 어떤지, 덩어리가 만져지는 지 등을 살펴봐야 하는데, 대개 초음파 진단으로 충분히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초음파 진단 및 치료 결과에 대한 의견을 통해 목 기울임은 5등급으로 나눈다.

초음파 등급이 1, 2등급은 치료기간도 짧고 증상도 쉽게 나아진다. 하지만 3~5등급(근육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의 중증도인 경우, 치료기간도 훨씬 길어지고 회복도 쉽지 않다. 하지만 수술은 위험 부담 탓에 부모들은 꺼리는 실정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재활의학과 권동락 교수는 지난해 미국재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Physical Medicine & Rehabilitation'지에 소아 목 기울임 치료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스트레칭 치료와 미세전류치료의 효과를 비교·분석한 것.

미세전류치료(Microcurrent)는 전 세계 재활의학센터에서 널리 활용하는 의료기기로 인간의 몸 안에 흐르고 있는 전류 단위인 ㎂(마이크로암페어)를 이용하는 치료기기. 인체에는 자연 치유력을 촉진하는 아주 약한 전류가 흐르는데, 이와 동일한 단위의 전류를 외부에서 공급하면 손상된 세포조직을 회복을 도울 수 있고, 염증 및 통증을 빨리 치유시킬 수 있다.

권동락 교수는 "아이들이 스트레칭 운동을 참지 못하는데 비해 미세전류치료는 인체와 유사한 전류로 전혀 전기적 자극이 가지 않는 장점이 있어 치료 반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6개월 이상의 환아들의 경우, 스트레칭 운동에 대한 저항이 강해서 치료하기가 쉽지 않은데 비해 미세전류치료는 환아들에게 쉽게 적응할 수 있어서 효과적"이라고 했다. 권 교수는 또 "기존 재활치료에 사용되는 전류 치료기들은 인체에 흐르는 전류보다 높은 단위인 mA(밀리암페어) 전류를 활용하기 때문에 몸에 자극을 주고 근육수축, 피부염증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하지만 마이크로커런트는 신체 자체의 전류와 유사하기 때문에 자극이 없고, 근육수축도 일어나지 않는 등 부작용도 거의 없고, 특히 재활치료시 아프지 않고 편안한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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