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연 시장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한문련) 주최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이 4~12일 제주도 해비치 리조트에서 열렸다.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은 한문련이 매년 10월 개최하는 '서울아트마켓'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공연 시장'으로, 공연 구매자인 문화예술회관과 공연 판매자인 전국의 공연 제작사·기획사 등을 이어주는 장이다. 한문련은 현재 전국 문화예술회관과 공·사립 공연장 등 140개 회원사(대구 10개)를 둔 단체. 구미문화예술회관 남국진 공연기획담당(한문련 운영위원)은 "전국의 문화예술회관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문화예술회관들이 다양한 공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아트마켓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전국 110여개 공연제작사 등이 참가한 이번 아트마켓에서는 '뮤지컬관' '연극관' '음악관' '무용관' '복합장르관' 등 장르별 부스가 설치됐다. 세종문화회관, 대구오페라하우스, 경기문화재단 등 기관과 CJ엔터테인먼트, PMC네트웍스, ㈜뮤지컬 해븐, 설앤컴퍼니, 학전, ㈜연극열전, ㈜서울발레시어터 등 대형 제작·기획사들과 중소업체들이 치열한 홍보전을 펼쳤다. 대부분 서울 소재의 업체들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고 뮤지컬관이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아 최근의 경향을 반영했다. 신작, 창작보다는 기성작품이 더 많아 공연 시장의 불황을 엿볼 수 있었다. 김종욱 찾기, 메노포즈의 제작사인 뮤지컬 해븐 관계자는 "아트마켓 현장에서 거래가 성사되는 예는 드물지만 각 문화예술회관에서 구매 의사를 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고, 캣츠, 42번가 등을 들고 온 설앤컴퍼니 측은 "대작보다는 중·소극장용 작품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공연기획사인 코리아NET 관계자는 "지방의 구매자들이 서울에서 유행한 작품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무용, 클래식 등 순수예술 작품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시들해 아쉽다"고 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이형근 관장은 "최근 선보인 '아하 오페라'를 작품당 3천만원 정도로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라며 "막대한 돈을 들여 제작한 공연을 지역 외로 판매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트마켓에 이어 문화예술회관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 발표와 경영 아카데미, 문화예술회관 운영 우수사례 발표 등 세미나가 이어졌다. 1개 지자체당 1개 문화예술회관 식으로 늘어나는 숫자에 비해 오히려 매년 떨어지는 공연장 가동률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발표자들은 "공연 프로그램의 빈약함, 대관 위주의 운영, 낮은 유료 관람객 비중 등 문화예술회관들이 안고 있는 상황들을 개선시킬 연구와 실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훈 한문련 총괄팀장은 "이번 아트마켓에서는 주로 400~1천석짜리 중·소극장용 공연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의 문화예술회관들이 운영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보를 교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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