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17일 오후 8시 30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B조 2차전을 갖는다. 한국의 원정 첫 16강 진출의 최대 고비가 될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승리하면 그리스-나이지리아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고, 비기더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미드필드에서의 치열한 압박 다툼이 예상되는 이날 경기에서는 날씨와 고지대 등 환경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 수비 후 역습이냐, 공격 축구냐
대표팀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전에서 특정 전술에 따라 움직이는 경기가 아니라 '흐름의 경기'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팀과 경기를 하다 보면 공격을 하고 싶어도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그렇다고 수비에만 치중할 경우 득점을 못해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경기 흐름에 따른 경기를 하겠다는 것. 이는 수비를 튼튼히 해 상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으면서 경기 중 상대 약점을 찾아 공격한다는 의미에서 '선 수비 후 역습'의 전술로 볼 수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수비 위주의 경기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원 점령 싸움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모두 중원을 두텁게 하는 4-2-3-1 포메이션을 채택, 치열한 미드필더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곤살로 이과인을 원톱으로 공격형 미드필더에 리오넬 메시, 좌우 측면에 앙헬 디마리아와 카를로스 테베스를 배치한다. 이에 맞서 한국은 박주영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운다.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 박주영의 뒤를 받치고 염기훈과 이청용은 좌·우를 맡는다. 아르헨티나 공격의 시작점인 중앙 미드필더 후안 베론은 오른쪽 장딴지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는 베론 대신 막시 로드리게스를 내세운다. 파이팅과 체력이 좋은 김정우는 미드필드에서 상대 공격을 사전 차단하는 역할을 맡는다.
◆낮은 기온 등 환경 변수
추운 날씨와 고지대 등 환경적인 요인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17일 요하네스버그는 최저기온이 영하 1℃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됐다. 경기가 오후 1시 30분(현지시간)에 시작돼 춥지는 않겠지만 10℃ 안팎으로 쌀쌀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북한-브라질전에서 추운 날씨 탓에 브라질 선수들은 장갑을 끼고 유니폼 속에 다른 옷을 입기도 했다. 요하네스버그가 해발 1,753m의 고지대에 있다는 점도 변수다. 아르헨티나가 1차전을 요하네스버그의 또 다른 경기장인 엘리스 파크 스타디움에서 치른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다. 박주영은 "요하네스버그가 고지대인데다 바람까지 불 경우 공의 변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느 팀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며 "오스트리아와 루스텐버그 등 고지대에서 20일 넘게 훈련했고, 산소 마스크를 이용한 호흡 훈련도 꾸준히 하고 있어 이곳이 고지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적응됐다"고 말했다.
◆후반 중반 이후가 승부처
후반 중반 이후에 승부가 결정날 가능성도 높다. 한국과 아르헨티나 모두 1차전에서 후반 20, 30분 이후에 조직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아르헨티나는 1차전에서 이 시간대에 여러 차례 위기 상황을 맞았는데, 중앙 수비수 왈테르 사무엘과 마르틴 데미첼리스가 30대 노장으로 발이 빠르지 않고 체력에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그리스전에서 후반 막판 체력 저하로 고전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