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주영-염기훈 투톱…무승부 땐 이운재 투입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번 8강 신화를 쓰자.'

태극전사들이 '약속의 땅'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에서 남미의 전통 강호 우루과이와 8강 길목에서 맞붙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11시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우루과이와의 월드컵 16강전에서 '양박(박주영-박지성) 쌍용(이청용-기성용)' 필승 카드로 또 한 번의 유쾌한 도전에 나선다.

대표팀은 16강전이 열리는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이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그리스를 2대 0으로 완파,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던 곳이라 그때의 기세를 이어가면 8강 진출의 위업도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대표팀은 포트엘리자베스 내 숙소도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곳을 마다하고 그리스와 1차전 때 묵었던 팩스턴호텔로 잡았다. 이틀 전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였던 나이지리아와 격전을 치르고 16강 쾌거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선수들이 빨리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허정무 감독은 '베스트 11' 가운데 오른쪽 풀백 자리만 차두리와 오범석 카드를 놓고 고심할 뿐 나머지는 구상을 끝냈다. 골격은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 때 선발 출격했던 멤버들이다.

우루과이 격파의 선봉에는 간판 골잡이 박주영이 나선다. 박주영은 염기훈과 투톱으로 배치돼 우루과이를 상대로 또 한 번 골망을 흔들겠다는 기세다. 박주영은 나이지리아와 3차전 때 시원한 프리킥 골을 터뜨려 한국의 16강 진출 확정에 디딤돌을 놨다.

좌우 날개와 중앙 미드필더진은 변함없이 박지성-이청용 콤비와 김정우-기성용 듀오가 호흡을 맞춘다. 미드필더진에서는 무리한 공격으로 상대에 역습을 허용하지 않는 한편 박지성과 이청용을 이용한 좌우 측면 돌파에 기대를 걸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상대 중앙 수비진이 두터운 것을 고려해 조별리그 세 경기 5골 중 3골을 수확했던 세트피스로 골문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전담 키커인 박주영과 염기훈, 기성용이 한 방을 준비한다.

포백 수비라인은 중앙수비수 조용형과 이정수, 왼쪽 풀백 이영표가 고정적이지만 오른쪽 풀백은 차두리와 오범석 가운데 경기 당일 컨디션과 우루과이전 전략에 따라 결정된다.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 때 뚫리긴 했지만 오버래핑이 좋고 발이 빠르다는 점에서 오범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골키퍼 장갑은 세 경기 연속 정성룡이 낀다. 다만 승부차기 상황이 온다면 후반 막판에 정성룡 대신 위치 판단 능력이 좋은 이운재로 교체될 수 있다. 이운재는 승부차기에 대비한 특별훈련까지 마친 상태다.

한국에 맞서는 우루과이의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멕시코와 조별리그 3차전 때와 같은 4-2-3-1 전형을 구사할 전망이다.

루이스 수아레스와 에딘손 카바니가 투톱을 맡고 디에고 포를란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뒤를 받쳐 공격의 3각편대를 이룬다. 한국 수비수들로선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이들 트리오에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또 좌우 측면 미드필더는 알바로 페레이라와 에히디오 아레발로가 서고 중앙에선 디에고 페레스가 경기를 조율한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호르헤 푸실레-마우리오 빅토리노-디에고 루가노-막시 페레이라가 설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풀백 막시 페레이라는 오버래핑이 좋아 공격수들 못지않게 한국 수비수들의 경계 대상이다. 골문은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무실점 선방을 펼친 페르난도 무슬레라가 지킨다.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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