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뾰족한 입술로 다가선 만남/사랑 깊숙이 못질을 하고/서로가 서로를 당긴다/단단한 살점에 인연을 접하고/못의 생명이 시작됐다/서로의 만남이 언젠가는 삭아지겠지만 삐그덕 삐그덕 소리 나는 사랑은 싫다/영원히 살 것처럼 버티고 서있는 주둥아리/심장을 겨누는 망치/통쾌한 점령은 너의 영역이다(중략)'
문학을 생업으로 하지 않은 시인들의 시는 문학적 깊이보다는 삶의 깊이가 녹아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현란한 수사보다는 감정과 삶이 묻어난다는 얘기다. 시인 김창제가 그러하다. 그는 '고물장수'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못, 망치, 폐냉장고, 용광로 등 그의 시 소재만 봐도 알 수 있다.
시인 문무학은 "김창제의 시는 투박하다. 일견을 이룬 시인들의 시어와 문장들이 별로 없다. 시가 어떠 어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대한 회의도 묻어난다. 김창제의 시는 이론이라는 시 세계의 딱딱한 틀을 넘고자 하기에 매력적이며 그만의 진가가 숨어 있다"고 했다.
시집 '나사'는 '고물장수', '고철에게 묻다', '녹, 그 붉은 전설' 등에 이어 4번째 작품이다. 특히 시집 '나사'는 철(鐵)에 대한 사유는 물론 고향과 어린 시절, 사랑, '지천명'의 삶을 반추하면서 시적 대상과 언어의 전환을 꾀하기도 한다. 120쪽, 7천원.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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