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들어오는 해외 펀드는 따로있다?'
해외주식형 펀드는 지속적으로 돈이 빠져나가며 몸살을 앓고 있다. 수익률도 3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다. 하지만 환매 행렬 속에서도 거꾸로 돈이 들어오는 해외 주식형 펀드도 있다. 중국 본토 펀드와 러시아 펀드가 대표적이다. 중국 본토 펀드는 중국 상하이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러시아펀드는 원유와 원자재 등 천연자원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돈은 빠져나가지만 수익률은 개선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해외 주식형펀드 자산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전에 70조원에 육박하던 해외주식형 펀드는 수익률이 떨어지고 환매가 이어지면서 2년 7개월 만에 36조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최근 한 달 간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도 1조400억원에 이른다.
환매 행렬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기회복세를 타고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졌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6일 기준)은 7.85%로, 국내 주식형 평균수익률(5.53%)을 2%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러시아펀드가 14.49%로 가장 수익률이 높았고 대만펀드(10.33%)와 중국본토펀드(9.32%)도 선전했다. 이머징 국가의 증시도 농산물과 원자재 가격 급등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한 달 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7% 올랐고, 러시아 RTSI지수도 8.4%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6.4%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원자재, 농산물에 웃는 러시아펀드
올 상반기 해외펀드가 게걸음을 하고 있지만 러시아펀드에는 유독 돈이 몰렸다. 지난달 러시아 주식형펀드에는 239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브릭스펀드와 중국펀드에서 각각 2천876억원과 2천565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비교된다. 올 들어서도 전체 해외주식펀드에서는 4조9천693억원이 빠져나갔지만 러시아펀드로는 984억원이 들어왔다.
러시아펀드의 수익률도 단연 두드러진다. 러시아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4일 기준)은 15.20%로 해외펀드 중 가장 높고, 해외 주식형 평균수익률(7.50%)의 2배를 웃돈다.
러시아 펀드의 강세는 최근 국제 유가 등 원자재값이 고공행진을 벌인 덕분이다. 세계 각국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기업의 60% 이상이 원자재 관련 기업이기 때문에 러시아 펀드 수익률은 원자재가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원자재 수요가 늘면서 러시아펀드가 양호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수익률이 원자재 값에 크게 출렁이는 만큼 '몰빵' 투자는 위험하다는 조언이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는 원유에 대한 민감도가 너무 큰 데다 브라질과 중국에 비해 내수기반이 좋지 못하다"며 "러시아에 버금가는 원자재 수출국이면서 내수기반도 좋은 브라질 등에 분산 투자하면 위험도 줄이고 신흥증시 상승에 따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 본토 펀드로 돈이 돈다
중국 펀드에 대한 투자 흐름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중국 상하이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중국 본토 펀드를 중심으로 돈이 모여들고 있는 것. 지난달 중국 본토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551억원, 올 들어 모두 3천5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비해 홍콩증시의 H주에 투자하는 중국 펀드는 올해 초에 비해 2조6천억원이 빠져나갔다. 중국 본토 펀드에 관심이 쏠리는 데는 중국 본토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탓이 크다. 9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3% 오른 2,672.5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9일 2,424.27에서 무려 10.2% 상승한 수준이다. 본토 증시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상당 부분 회복됐다. 국내에 출시된 주요 중국본토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대부분 10%를 훌쩍 넘고 있다.
중국 본토 펀드의 유입은 증시의 바닥층이 얇아졌다는 기대감과 중국 정부의 내수 및 서비스 확대 정책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마디로 '쌀 때 사두자'는 심리다. 전문가들은 중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고 견실한 재정과 위안화 절상 등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는 증시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상 저점이고 향후 중국 증시의 상승을 기대해 볼만한 요소가 많다"며 "올 4분기 또는 내년을 바라보고 투자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단기보다는 장기 상승세에 투자해야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중국의 물가와 부동산 등의 이슈에 대해 파악한 뒤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는 것. 따라서 적립식을 통한 꾸준한 저가매수 전략이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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