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아백화점 매각 5개월, 화성산업 어떻게…

화성산업이 백화점을 매각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드러내 놓을 만한 성과는 없다. 하지만 시공능력평가액 순위가 오르는 등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수성구 황금동 화성산업 본사.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화성산업이 백화점을 매각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드러내 놓을 만한 성과는 없다. 하지만 시공능력평가액 순위가 오르는 등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수성구 황금동 화성산업 본사.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동아백화점을 매각한 지 5개월, 화성산업㈜은 '매각 효과'를 보고 있을까?

지난 3월 화성산업은 백화점 부문을 이랜드리테일에 2천680억원에 팔았다. 화성산업은 매각 방침을 발표하면서 백화점 매각을 계기로 건설업에 역량을 집중해 튼실한 건설업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화성산업 이인중 회장은 "동아백화점이 매각되더라도 화성산업은 지역의 대표기업으로 대구경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유통 부문 매각을 통해 남은 건설 부문은 부채 없는 무차입 경영의 건실한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건설사 특성상 경영여건이 개선되면 관급 및 민간의 대형공사를 수주하거나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데 있어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된다. 이 때문에 화성산업은 올해 공사 수주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6천500억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매각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는 '긍정적 시그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동아백화점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에서는 '화성산업 주식을 사두면 재미를 볼 것'이란 말이 돌았다. 벼랑 끝에 몰린 유통업의 청산으로 화성산업의 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성산업의 주가는 이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매각 관련 MOU 협정 발표 당일(3월 8일) 화성산업의 주가는 6천310원이었다. 이후 상승세를 보여 5월 12일 7천100원까지 올라섰지만, 다시 내리막에 접어들었다. 현재(9일 종가 4천680원)는 액면가를 밑돌고 있다.

공사 수주 실적에 있어서도 매각 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업공시 자료에 따르면 신규 수주 공사는 6월 28일 대구시가 발주한 대구테크노폴리스 진입도로(220억원)가 전부이다. 이마저도 단독 수주가 아니라 지분율 18%로 참여한 것이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일거리가 줄어든데다 큰 공사의 경우 대형 건설사들에 밀려 수주 실적이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성과는 없지만 도약의 발판이 하나 둘 갖춰지고 있어 머지않은 시기에 매각 효과가 드러날 것이라는 게 화성산업의 주장이다. 최근 발표된 2010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액 순위에서 화성산업은 전국 45위(대구 1위)로 작년보다 4단계 올랐다. 자회사인 화성개발은 31단계 오른 106위(대구 2위)를 기록했다. 이번 평가는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매각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결과이다. 화성산업은 1, 2년 내 20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분양한 대구 달서구 대곡역화성파크드림위드의 분양 성적도 양호한 편이다. 주택경기 침체 속에서도 이 단지의 현재 계약률(예약 포함)은 58%에 이른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서 수성구 범어동 분양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도훈찬 상무는 "신규 공사 수주는 별로 없지만, 토목공사 기성 잔액이 4천억원에 이르고 아파트 분양 사업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전하고 있다"며 "건설업이 아주 힘든 시기이다.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21~50위의 업체들 중 상당수가 경영난을 겪고 있어 지금은 '잘 버티는 것'이 생존전략이며, 화성산업은 그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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