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49)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의 고교 동창들은 이 내정자를 '공부벌레'라고 부른다.
청구고 시절 이 내정자는 쉬는 시간과 심지어 점심을 먹으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지금은 고인이 된 그의 이종사촌 이야기를 빌리면 제사 때도 거실엔 잠깐 모습을 비친 뒤 사라졌고 이내 방에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만 보였다고 한다.
이 내정자의 고교 동창인 우성진(청구고 13회) 씨는 10일 "고교 시절 친구들과 재밌게 잘 지내는 게 최고인 줄 알았는데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니 그는 미래를 내다보고 깊이 있는 의리를 간직했던 친구였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 내정자는 공부가 재미있었다. 그가 청와대 근무를 그만두고 잠시 한국개발연구원 교수로 있을 때 기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독서는 감자 캐기와 같습니다. 하나를 캐다 보면 다른 하나가 발견되는 식으로 읽으면 읽을수록 다른 것이 또 궁금해집니다." 다 캘 수 있는지를 물으니 "그것을 몰라 걱정입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했지만 책은 그저 문제만 던져 주네요. 아무래도 이제는 현실로 돌아가 지식보다는 지혜를 터득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교과부 차관을 제의할 때 청와대 수석을 지내 다소 격에 맞지 않다는 견해도 있었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책을 읽을 시간이 많았던 연구원 교수 신분을 과감히 버릴 수 있었던 것도 지식이 아닌 지혜를 탐닉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 내정자 개인으로서는 이번 장관 재임 기간이 자신의 지혜를 시험할 수 있는 기회이면서 그동안 쌓아 왔던 지식을 유감없이 털어내 놓을 수 있는 시간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 내정자에게 최근 "그동안 추진해 오던 교육 개혁을 소신껏 완성해 보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몰입식 교육'이나 '결과중시 교육'같은 논란성 있는 정책을 쏟아낸 것도 그 자신이 '공부벌레'였던 까닭이 크다.
국내 학생·학부모·교직원들은 물론 과학기술까지 관장해야 하는 이 내정자의 어깨가 무겁지만 고향의 응원소리는 힘차다. 우 씨는 "청구고 같이 명문고 출신이 아니라도 뜻이 있다면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으면 한다"며 "자주 못보고 연락도 뜸하지만 교향 친구들은 항상 교가를 부르며 이 장관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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