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는 전염성 질환으로 죽는 사람들이 많아요. 앞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일하며 이들을 돕고 싶어요."
서울대 의예과에서 예방의학을 공부하고 있는 네팔인 프라카스 다말라(28) 씨는 능숙한 한국어로 이렇게 말했다. 다말라 씨는 "해외 의료시장에서 한국 의술은 상당히 인정받고 있다"며 "이를 제대로 배우는 것이 나의 1차 목표"라고 했다.
네팔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이 50여 명이 21일 대구에 모였다. 2004년 처음 결성된 전국 네팔 유학생회(SONSIK:Society of Nepalese Student in Korea)가 7번째 정기모임을 가진 것.
이날 행사가 열린 중구 동인동 대구등산학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네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구룽 갸넨드라 구갸니(33) 씨는 전북 전주에서 왔다. 전북대에서 지구물리학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이 모임은 한국에 있는 네팔 유학생들이 힘을 모으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며 "한국 생활뿐 아니라 다양한 학술교류를 통해 유대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전공만큼 각자가 품은 꿈도 달랐다. 영남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스미리티 포카렐(32'여) 씨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학술단체를 만드는 게 꿈이다. 포카렐 씨는 "고국으로 돌아가면 내가 한국에서 배운 것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민간 네팔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석가모니가 인도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의 고향은 네팔의 룸비니입니다. 네팔을 제대로 알리는 것도 우리 SONSIK 구성원들이 맡은 임무라고 봅니다." 부산대 전기전자공학부 1학년인 사문드라 피와리(19) 씨는 "에베레스트는 알아도 네팔의 수도가 카트만두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SONSIK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모임은 대구 등산학교에서 장소를 제공하고 행사를 후원해 더 의미 있는 자리였다. 등산학교 장병호 교장은 "40여 명의 네팔인들이 한국인들과 등반 도중 사망했다. 산악인들은 네팔을 생각할 때마다 미안함 마음이 든다"며 "이러한 자리를 마련한 것도 네팔과 우리가 맺은 특별한 인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카말 프라사드 코이랄라 주한 네팔대사도 참석했다. 코이랄라 대사는 "한국의 수준 높은 기술과 학문을 배우고 익혀 네팔에 적용하는 인재가 돼야 할 것"이라며 이들을 격려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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