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와 인기를 먹고산다. 부러워하지만 존경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잘한다. 죄를 지어도 벌을 안 받고 벌을 받더라도 곧 풀려난다.' 저자에서 회자되는 정치인과 연예인의 공통점이다. 정치인과 연예인을 선망하나 부정적 시각이 우세한 것이다.
정치인뿐 아니라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특히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김태호 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들의 시치미 떼기와 죄송 퍼레이드에 신물이 난 표정이다. 이에 한나라당 내부에선 청와대 인사 관계자 문책론이 대두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인사 시스템의 문제라며 청와대 참모를 두둔하고 있다.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가 과연 인사 시스템만의 문제일까. 청와대 및 한나라당의 인식과 국민 의식 사이에 큰 괴리가 있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은 '부패해도 유능하면 된다'며 유권자들이 지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고무된 나머지 청와대는 청렴도가 낮은 인사들을 대거 등용했고 그 결과가 '강부자'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 인사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잊은 게 있다. 야당 시절 인사청문회를 통해 각료들의 도덕적 기준을 한껏 높인 게 한나라당이다. 투기'탈세'병역 비리는 물론 위장 전입과 논문 표절 및 중복 게재 등을 문제 삼아 후보들을 낙마시켰다. 이렇게 강화한 기준이 부메랑이 된 것이다. 게다가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들 사이에 적잖다. 그런데 그 사촌이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 부자가 됐다면 그냥 있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공자(孔子)는 '예(禮)가 아니면 보지 말며, 듣지 말며, 말하지 말며, 움직이지 말라'고 제자 안연(顔淵)에게 가르쳤다. 공자가 극기복례(克己復禮)를 말하자, 안연은 그 상세한 조목을 물었다. 이에 공자는 위의 네 가지 조목(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즉 사물(四勿)을 전했다. 퇴계 선생도 논어 중용 대학 예기에서 경구를 따와 사물(四勿)을 제시했다. '간사한 생각을 품지 말라(思無邪), 홀로 있어도 늘 조심하라(愼其獨), 자기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毋自欺), 모든 것을 공경하라(毋不敬)' 고위 공직에 나가 입신하려는 사람은 이제 공자와 퇴계의 사물(四勿)을 항상 염두에 두고 지켜야 하겠다.
조영창 논설위원 cyc5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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