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운못에는 연꽃이 없었는데 준설을 한 뒤 몇 그루가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온통 '연꽃 못'으로 변했습니다."
경주시 서면 운대리 부운못이 '천년연꽃'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용하던 시골마을이 부운못에 만개한 연꽃을 감상하러 오는 방문객들이 늘면서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부운못에 연꽃이 피기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 2000년 준설작업을 한 뒤 2003년에 너덧 그루가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2년 만에 전체 못 면적의 절반이 넘는 2만3천㎡가 연잎으로 덮였다.
신라시대에는 연꽃이 만발했지만 고려시대 이후에는 이곳에 연꽃이 있었다는 기록이 없어 부운못 연꽃은 신라시대 이후 천년 만에 환생한 연꽃이 됐다.
마을주민들은 "연은 땅에 묻혀 1천 년을 가도 그 생명력을 보존한다고 들었다"면서 "우리 마을에 피어난 연꽃은 신라시대 이후 땅 속에 묻혀 있다가 준설작업으로 표면으로 올라온 연밥(연뿌리)이 싹을 틔운 것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국도 4호선 경주에서 영천 방면 약 20㎞ 지점 도로변에 위치한 부운못은 험준한 오봉산과 아담한 나왕대가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산수화를 그리고 있다.
오봉산에는 선덕여왕의 전설이 있는 여근곡과 부산성,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주사암이 산 정상부에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그 뒤편에는 드라마 '선덕여왕'과 '동이'의 촬영지인 '벼랑바위'가 있다.
경상북도는 이런 부운못과 나왕대를 관광문화 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개발에 나섰다. 나왕대에는 부운못 산책로 개설과 목재데크·정자 등 관광 편의 시설을 설치해 선덕여왕의 발자취를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부운못 일대에 자연예술촌을 조성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농어촌 소득증대와 시대적인 '에코 패러다임'에 걸맞은 문화생활 향유를 목적으로 한 '운대리 자연·전통예술마을' 조성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남금우 계명대 교수는 "부운못 일대의 자연자원과 역사문화자원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해 문화예술인들에게는 영감을, 관광객들에게는 문화관광 체험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지역민에게는 소득 증대와 자부심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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