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너도나도 '고래사업'…효율성 저하·예산낭비 우려

고래 도시로 알려진 울산에서 시와 구청이 앞다퉈 고래테마파크 조성에 나서면서 효율성 저하는 물론 예산낭비 우려를 낳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8월 북구 강동종합관광휴양도시에 민간투자방식으로 아쿠아리움과 돌고래쇼장, 고래체험장, 해양생태박물관, 해양아카데미 등을 갖춘 고래센터럴파크를 건립해 오는 2012년 8월 개장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동구청도 지난해부터 고래관광 사업비로 총 1천118억원을 들여 2014년까지 방어동 대왕암 공원 동쪽 앞바다 7만㎡에 돌고래 바다목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는 돌고래 먹이주기 체험장, 돌고래 터치풀, 돌고래 시워킹(Sea Walking) 체험장 등을 조성한다.

여기에다 울산 남구청도 과거 고래잡이 본거지였던 장생포에 돌고래쇼장을 갖춘 대규모 고래테마파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구청은 현재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이 있는 울산해양공원에 포함돼 있는 현대미포조선 블록공장 등 15만㎡ 규모의 부지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600억원을 들여 돌고래쇼장과 터치 체험장, 순치장 등 고래 관련 시설과 퇴역 군함을 전시하는 함상공원, 축구장과 야구장, 풋살구장을 갖춘 체육시설 등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울산 북구, 동구, 남구에서 추진하는 고래 관련 사업은 명칭만 다를 뿐 내용이 거의 비슷하며 2015년 울산대교가 개통되면 이들 3곳은 거리상으로도 20분 내에 위치하게 돼 과잉·중복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지자체들이 저마다 고래사업 추진의 이유를 내세우며 한 치의 양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고래문화특구이자 고래 역사를 지닌 장생포가 고래 관광에서도 선두에 서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다른 지역 사업과 상관없이 해외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고래테마파크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남구가 추진 중인 고래공원과 우리 시가 계획 중인 고래공원 사업이 장소만 다를 뿐 중복되는 부분이 대다수"라며 "아직까지 시와 남구가 협의한 바가 없는 만큼 실무자들이 서로 협의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하태일기자 god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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