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식 서명됐다. 지난 2007년 5월 협상을 시작한 지 3년 5개월 만이다. 한'EU FTA는 우리 국회와 유럽의회의 비준 동의를 거쳐 내년 7월 1일부터 잠정 발효된다. 이로써 인구 5억 명, 국내총생산(GDP) 16조 4천억 달러(지난해 기준)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됐다.
이에 따른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 한'EU FTA가 발효되면 10년간 우리의 실질 GDP는 최대 5.6%(연간 8조 3천776억 원)늘어나고 최대 25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이란 게 정부의 예상이다. 또 무역도 크게 늘어 향후 15년간 수출은 25억 3천만 달러, 수입은 21억 7천만 달러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부수 효과도 얻게 됐다.
문제는 우리 농업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EU로부터 연평균 3천100억 달러씩 농산물 수입이 늘어나 국내 농산물 생산은 1천800억 원가량 줄어든다. 특히 돼지고기와 낙농업 제품의 피해액이 9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축산업의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정밀화학, 기계, 서비스 등의 분야도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종합적인 보완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한'EU FTA 서명을 계기로 현재 교착 상태에 있는 한'미 FTA의 조기 성사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한'미 FTA는 지난 2007년 6월 서명됐지만 미의회와 자동차 업체의 반대로 비준이 안 되고 있다. 한'EU FTA 서명은 한'미 FTA 체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미국의 재협상 요구에 대응한 전략을 세심하게 짜는 한편 한'EU FTA의 국회 비준 동의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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