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천년고도 경주를 깊이 사랑한 이가 있을까?"
오랜 병이 든 저자가 있다. 그 병은 '경주병'으로 신라 천년의 역사가 깃든 이 문화·역사도시 곳곳을 다니며 그 향취를 느끼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치는 병이다.
그리고 경주병이 든 저자는 바로 장향규(56) 씨. 경주에 빠져 짝사랑을 한 뒤 3년 전 첫 저서 '그대가 보내주신 연꽃 한 송이'를 내 경주시청과 경주시민에게 기증했고, 올해 9월에 아름다운 시와 풍경이 있는 경주를 담아낸 두 번째 저서 '골든 캐슬 스토리'(Golden Castle Story)를 펴냈다.
대구 출생으로 중학교 교사를 하다 이후 대구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대구대에서 한국학 강의를 하고 있는 그의 경주 사랑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창시절부터 경주 수학여행에 가슴이 벅찼으며, 대학교 4학년 때 경주 천마총에서 금관이 출토되는 장면을 봤을 때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금관의 신비스러움과 경이로움 그 자체를 뇌리에 새겨버렸다.
그 이후 경주는 틈만 나면 대표적 역사유적 뿐 아니라 골목골목을 누비며 다니는 대구보다 더 잘 아는 마음의 고향이 되어 버렸다. 6년 전에는 아예 경주로 이사를 가 버렸다. 집 이름도 향초려(香草廬)라는 이름을 붙였다. 경주시민이 되면서부터는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처럼 경주 역사 곳곳을 천착하게 되었고, 고고학자처럼 경주의 사라진 문화유산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정도가 되었다.
이 정도의 경주에 대한 열정과 관심, 사랑이 있기에 저서가 벌써 2권째 나오고 3번째 저서도 집필 중에 있음이 설명 가능하다. 게다가 이 저서들은 한글 뿐 아니라 영어로 번역돼 있어 외국인 귀빈들에게도 경주를 소개하는 귀한 책으로 사용되고 있다. 1천권 정도만 인쇄돼, 특별히 경주에 관심이 많은 지인들에게만 전해져 일반 서점에서는 구하기도 어렵다.
이에 더해 이채로운 것은 이 책의 표지사진을 비롯한 사진들이 사진에 남다른 조예가 깊은 황영목 전 대구고등법원장이 직접 찍은 것으로 아름답기 그지 없다.
서문 축사를 쓴 20년 지기 김계남 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장은 "그의 머리 속 콘셉트는 항상 경주였으며, 6년 동안 경주에 살면서 깊이 있는 책을 2권이나 냈다"며 "경주시가 보다 격조있는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 책을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시장과 경주 국회의원, 경주 발전협의회 회장을 역임한 황윤기 전 의원은 발문(跋文)을 통해 "모두들 경주를 사랑한다 말하지만 실천없는 공허함"이라며 "장 씨의 두 번째 역작인 골든 캐슬 스토리는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를 배경으로 주옥같은 글을 엄선해 경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줄 저서"라고 소개했다.
이 책의 저자인 장향규 씨는 "이 책의 판권을 경주시에서 사들여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제대로 된 경주의 향기를 느끼게 해줬으면 좋겠다"며 "이어 '골든 캐슬 스토리Ⅱ'도 집필 중에 있으며, 이 역시 경주시의 관광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번에 나온 골든 캐슬 스토리는 고대 신라의 인물, 유적지, 향교, 사찰, 향가 등 한시를 한글과 영문으로 번역해 영어권과 중화권 모두에 경주를 깊이있게 홍보할 수 있는 책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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