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전평]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베테랑 끌고 젊은 파워가 밀어주는 팀워크 기대

승부에 있어 노련함이란 판세를 읽고 풀어 나가는 감지와 조절의 중요한 수단이다.

어디서 실마리를 찾아 어떤 무기로 압박을 가해야 하는지, 또 어디가 위기이며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하는지 대세의 흐름을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승부에 있어 패기란 활화산 같은 용맹한 기운을 말한다. 무서운 힘과 스피드로 방어의 진을 부숴 상대를 흔들어버리는 저돌적인 기세인 것이다.

무릇 싸움에서 이기려면 이 두 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어울려야 한다. 돌아보면 삼성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아무도 예상치 않았던 김상수의 패기에 힘입어 반전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갖는 SK는 찬스와 위기의 순간을 포착하는 노련함을 앞세워 2차전에서도 승리했다.

반면 삼성은 패기를 견인해야 할 베테랑들이 적재적소에서 활로를 찾지 못해 흐름을 놓쳤다. 그 여파로 아직 성장통을 겪는 젊은 유망주들이 같은 찬스와 위기의 순간에 허를 찔렸다. 약점이 노출된 젊은 선수들의 패기만으로 어려운 경기를 풀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노련함을 흔들기 위해서는 파격(破格)이 필요하다. 상대가 아는 같은 모습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번트자세에서 강공으로 성공한 플레이오프 5차전의 동점 상황처럼 변화를 꾀해야 한다. 노장 양준혁의 은퇴까지 가져온 진정한 세대교체의 의미는? 베테랑이 끌어가고 젊은 파워가 밀어주는 팀워크의 야구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삼성으로선 누군가 중심에서 미쳐야 하는 야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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