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어린이들, 문학·과학을 꿈꾸다] <5>봉화 석포초교생들 포항 나들이

"과학자 아저씨들 정말 멋있어요"

석포초교 학생들이 포항 지능로봇연구소에서 춤추는 로봇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휴대폰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마경대기자
석포초교 학생들이 포항 지능로봇연구소에서 춤추는 로봇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휴대폰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마경대기자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 놀며 과학체험을 하는 동안 새로운 과학 세상을 만났어요. 체험을 통해 신비로움과 재미, 흥미를 갖게 됐지요. 이런 과학여행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어요."

14일부터 15일까지 산골학교인 봉화 석포면 석포초등학교 5, 6학년 학생 40명과 인솔교사 3명이 참가한 '사이언스 투어'는 아이들에게 잠재돼 있던 과학적 감성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석포역 앞에서 버스에 오른 학생들은 오랜만에 나선 여행 탓인지 투어 내내 친구들과 장난을 하고 재잘거렸다.

마을 뒷산인 석계재(해발 1천m)를 넘어 삼척시 원덕면에 도착하자 눈 앞에 펼쳐진 동해의 장관에 '바다다!'라고 함성을 지르며 서로 얼싸안았다.

출발한 지 4시간만에 도착한 포항 지능로봇연구소 로봇뮤지엄에서는 말하는 로봇과 춤추는 로봇, 강아지 로봇 등 최첨단 로봇을 보자 휴대폰을 꺼내 들고 동영상을 찍기에 바빴다.

"돌아가면 가족들에게 동영상을 보여주고 자랑해야 겠다"는 5학년 김성우(11) 군은 "TV에서 구경했던 최첨단 로봇을 직접 만져보고 구경한 것은 처음이다.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앞으로 사람의 명령 없이도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을 만든 과학자가 돼 노벨물리학상을 받고 싶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포항 가속기연구소에 도착한 학생들은 연구소에 근무하는 임혜연(27) 홍보담당의 안내를 받으며 빛의 과학에 흠뻑 빠져들었다.

6학년 최주희(12) 양은 "빛을 이용해 참깨보다 더 작은 톱니 바퀴를 만든 것을 보고 감탄했다"며 "빛을 이용해 만든 작은 물체는 눈으로는 구별하기 힘들었지만 확대경을 통해 볼 때는 톱니바퀴가 보여 너무 신기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멋져 보인다"고 말했다.

등대박물관이 있는 반도의 동쪽 끝 호미곶에서는 태평양을 바라보며 산골학생들의 호연지기를 키우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5학년 홍주희(11) 양은 "여러가지 등대모형을 보고 신기했다. 학처럼 생긴 등대는 정말 기발하다"며 놀라워 했다.

숙소인 포항 구룡포 청소년수련원에 도착한 학생들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저녁내내 이방 저방으로 뛰어다니던 학생들은 밤이 늦어서야 선생님들의 고함소리에 잠자리에 들었다.

학생들과 교사들의 요구에 일정에 없던 포스코를 방문했다. 학생들은 규모와 시설의 웅장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석포면에 있는 영풍제련소가 제일 큰 공장인 줄만 알았던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세상을 접하는 기회가 됐다.

"영풍제련소와 비교도 안돼요."

학생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압연공장 안으로 들어간 학생들은 '우아'하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벌겋게 달아 오른 쇳덩이가 롤러를 타고 이동하며 내는 굉음과 열기를 식히는 과정에서 품어져 나오는 수증기의 규모에 입이 벌어졌다.

마지막 코스인 경상북도과학교육연구원에서는 힘과 운동체험, 빛과 전자기체험, 자동차의 구조, 로켓제어, 지진체험, 논리의 장, 테크노타운, 천체관측실·천체투영실, 수족관, 생명의 세계 등을 둘러보고 3D영상관에서는 신비로운 우주여행도 즐겼다.

문윤식(42) 교사는 "짧은 일정 탓에 시간이 부족한 게 아쉬웠지만 이틀 동안 경험한 과학 체험들은 앞으로 학생들의 장래 진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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