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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통] 걸작 다시 보기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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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3'의 한 장면

요즘은 옛 걸작들을 다시 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주인공의 감정이나 갈등 등 예전에는 안 보이던 것이 새로 눈에 들어오는 것도 즐겁지만 특히 음악에 담긴 의미를 새로 깨닫게 되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그 중에 예전에는 듣지 않던 오페라의 아리아가 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처지를 잘 은유하고 있다는 점도 새롭게 느꼈다.

영화 속에서 오페라는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음악 장르다.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는 주인공의 심정을 오페라 아리아로 잘 보여주고 있다.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전망 좋은 방'(1985년)은 결혼을 앞둔 부유한 집 딸(헬레나 본햄 카터)의 프랑스 여행을 그린 영화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앨범이 총 3장이나 될 정도로 많은 음악이 쓰였다.

특히 오페라의 아리아들이 눈길을 끄는데 그 중에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O! mio babbino caro)가 대표적이다.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면서 등장하는 이 곡은 푸치니의 오페라 '쟌니 스키키' 중에 나오는 감미로운 아리아다. 아버지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도록 해달라고 애원하는 곡으로 결혼을 허락하지 않으면 물에 빠져죽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픈 주인공의 로맨스가 아리아를 통해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

톰 행크스의 연기가 돋보이는 '필라델피아'(1993년)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이 에이즈에 걸려 부당하게 해고 당한 톰 행크스가 변호사와 만나 자신의 처지를 얘기하면서 아리아를 듣는 장면이다. 이때 그가 듣는 곡이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의 '나의 어머니는 돌아가시고'이다. 세기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가 부른 곡이다. 폭도들에 의해 집이 불타는 절망의 순간을 그린 아리아와 곧 생을 마감해야 할 주인공의 절망과 고통이 잘 어우러져 가슴을 메이게 한다.

'대부3'(1990년)의 마지막 장면이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로 끝나는 것도 새롭게 느낀 즐거움이다. 암살자의 총탄에 죽은 딸의 시신을 안고 오열하는 알 파치노의 연기가 일품인 장면이다. 암흑가를 주름 잡았지만 운명만은 거스를 수 없는, 대부의 덧없는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오페라가 이탈리아 시실리섬을 무대로 사랑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알 파치노의 삶과 절묘하게 오버랩되어 영화의 맛을 더한다. 김중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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