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대구를 주목하고 있다.
서울의 건설·부동산 업계와 언론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건설사의 무덤'으로 불렸던 대구 주택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 주택시장의 경기회생 조짐이 1, 2년 시차를 두고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재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추석을 전후로 서울의 언론과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지역 주택시장의 거래 동향과 가격 변동 여부 등을 묻는 취재와 자료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 서울의 언론들은 1, 2개월 전부터 '대구를 보면 수도권 집값이 보인다' 등의 제목으로 대구와 서울의 동향을 비교·분석하는 기사를 앞다퉈 내보내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올 들어 아파트 거래량 급감과 가격 폭락으로 패닉 상태에 빠졌는데, 대구는 3년여 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아파트 신규 분양 계약률이 예상외로 높고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인 시사점을 찾기 위해서다.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 이진우 지사장은 "서울의 주요 언론들이 지방 주택시장에 대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은 처음"이라며 "여러 언론사들이 한꺼번에 취재 협조를 요청해 관련 자료를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동구에 '이시아폴리스 더 샵'을 분양한 포스코건설과 분양대행사 내외주건 등에 따르면 서울의 관련 업계는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75%란 높은 계약률이 화제가 되고 있다는 것. 내외주건 관계자는 "실수요층이 탄탄한 중소형 단지이며 싼 분양가라는 장점이 있지만, 이 정도 계약률이 나올지는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 계약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실제 대구의 아파트 거래 동향을 보면, 경기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국토해양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 자료에 따르면 9월 1천999건으로 전월보다 3.6% 증가했다. 이는 2006~2009년 동월 평균(2천211건)보다 9.6% 줄어든 것으로 경기침체 이전 수준으로 점차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같은 달 서울은 2천248건, 수도권은 9천22건으로 전월보다 각각 5.9%, 11.5%씩 늘었지만, 2006~2009년 동월 평균보다 각각 65.5%, 58.9%씩 줄었다.
분양대행사 리코씨앤디 전형길 대표는 "아파트 전세물량 품귀로 인해 중대형 아파트 전세를 구하거나 기존 아파트와 미분양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몇 개월 사이 중소형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있는데 입주물량이 크게 주는 내년부터 중소형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8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1만6천66가구로 전월보다 1.6% 줄었다. 서울의 경우 같은 시점 기준 미분양 아파트는 2천85가구로 전월보다 7.4% 증가했다.
화성산업 주택영업팀 권진혁 부장은 "달서구, 수성구, 북구 등의 분양사무실 방문객 및 상담건수가 상반기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하면서 미분양 아파트 판매가 다소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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