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삶] 아동심리치료 대모 최영옥 수녀

"자폐 등 장애아동 교정엔 원스톱 서비스가 가장 중요해요"

"자폐 등 장애아동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스톱 서비스가 중요해요. 상담에서 완치까지 유기적 치료체계를 갖춰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올해 대구시민상 대상을 수상한 최영옥(56·수녀) 북구어린이집 원장은 심리 치료의 대모로 통한다. 행동·음악·미술치료사 자격을 보유한 최 원장은 2005년 북구어린이집 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지역내 공립 어린이집 가운데 유일하게 상담사-치료사-병원을 연계한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북구청이 운영하는 북구어린이집은 자폐나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장애(ADHD), 정서장애, 지적장애, 발달지연 등 각종 장애아동 50여 명이 입소해 무료로 치료를 받고 있다. 반 편성도 인지 정도에 따라 수준별로 나눠 수업을 하고, 교사 24명 모두 치료사 자격을 갖추고 있다. 일단 장애아동이 입소하면 상담실에서 행동치료사, 심리치료사, 언어치료사, 특수인지치료사, 유아교육 담당자, 사회복지사가 참여한 가운데 상담을 하고 장애 정도를 파악해 완치 때까지 1대1 맞춤 치료에 들어간다는 것.

약물 치료 아동의 경우 입소 후 완치 시점까지 1주일 단위로 행동관찰을 실시하고 그 관찰 소견을 연계 병원에 보내 약물치료까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진단과 평가 도구도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 지능·언어검사에서 사회적응도 검사까지 정확한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장애 아동은 다순히 아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동 치료와 함께 가정환경도 함께 개선시켜줘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지요."

최 원장은 맞춤치료를 통한 완치 사례도 많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자폐장애를 겪는 한 아동을 2년 6개월 동안 장기치료로 완치시켰는데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해 반에서 1등의 성적을 냈다고 자랑했다. 또 아빠가 딸을 폭행한 심각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1년간 꾸준히 가족 모두 심리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가정으로 만들어주었다고 했다.

원스톱 서비스를 위해서는 연계 병원이 중요하다. 그는 칠곡연합신경정신과 소준현 원장과 경북치대 송근배 교수가 열성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 원장은 원생들뿐만 아니라 위기가정에 대해서도 경제적 지원과 상담·치료에 나서고 있다. 이혼 위기 가정은 상담을 통해 다시 행복한 가정으로 만들어주고, 이혼해서 오갈데 없는 이들은 재가나 병원을 연계해 홀로서기를 지원하고 있는 것. 또 비행청소년이나 학교 부적응 청소년들도 대구시가 운영하는 형제지원 프로그램에 연결해 도움을 주고 있다.

최 원장은 보건소 6층에 운영하는 경로식당에서 매일 300명에게 '밥퍼' 봉사도 실천하고 있다. 본당에서 파견 봉사자 5명이 함께 5년째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최 원장이 수녀가 되기까지는 인생의 굴곡도 많았다. 부산에서 2남 4녀 막내로 태어나 어릴때부터 성당에 다닌 최 원장은 고등학교 재학시절 고아원을 찾아 원생들과 음악을 하면서 심리치료에 앞장섰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윤락녀들을 선도하기 위한 음악치료 활동을 했다고 한다.

"제가 수녀원에 들어온 것도 사실 학창시절 고아원 봉사활동과도 연관이 있지만 2년 먼저 수녀원에 들어간 언니의 영향도 컸어요."

그는 23세때 대구 앞산에 있는 수녀원인 예수성심시녀회에 들어갔고 자선과 섬김의 본분을 다한다는 취지에 맞아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그녀는 지금도 수녀로 살아가는 게 후회 없는 삶이고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최 원장은 앞으로 공립 어린이집들이 장애아동들 치료를 위한 원스톱 시스템 구축이 활성화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지금껏 심리치료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일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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