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국가산업단지 내 KEC 공장 점거 농성에 들어갔던 노동조합 조합원 대부분이 공장을 빠져나오고, 야당 국회의원들이 중재에 적극 나서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1일 오후 공장 내에 있던 노조원 54명이 농성장을 빠져 나와 현재 30여 명만 남아 있다. 농성장을 나온 노조원들은 구미·김천·상주·칠곡 경찰서에서 각각 조사를 받았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구미지부 KEC지회 노조원 200여 명은 지난달 21일 구미 1공장에 진입하면서 라면과 비상 식량 등을 갖고 들어갔다. 하지만 점거 농성이 열흘을 넘기면서 식량이 부족해 하루에 한 끼만 먹는 등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게다가 공장 안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성들이며, 점거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노조원들의 건강이 나빠진 것도 농성장을 이탈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노총 구미지역협의회 배태선 사무국장은 "공장에 남아 있는 조합원의 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음식물이 부족하고 건강을 책임지기가 어려워 일부 조합원에게 공장을 나오도록 했다"고 말했다.
야당 국회의원들은 KEC 사태 해결 중재에 나섰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일 오전 9시40분쯤 KEC 공장을 찾아 농성 중인 의원단과 조합원을 위로하고 노사 대표를 만나 중재안을 끌어내려 노력했다. 손 대표는 "노조원들의 고통을 회사 측에 전달해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민주당 홍영표 의원 등 야당 국회의원들은 1일 KEC 구미공장에서 노사간 대화와 타협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야당 국회의원들은 이날부터 노사 양측에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면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공장 점거 노조원이 일부밖에 남지 않았고, 야당 국회의원들이 중재에 나서면서 농성장 안팎에서는 조만간 사태 해결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미 노조 측이 타임오프제와 인사문제 등 요구안을 대폭 양보했기 때문에 평화적 사태 해결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징계나 고소·고발 등에 대해서는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공장에서 농성 중인 조합원들이 아직 있어 사태가 완전 해결될 때까지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실정이다. 이정희 대표는 "KEC 사태는 정부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라며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의 분신 사건은 이유를 막론하고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책임자 처벌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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