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널뛰는 주가, 안정+수익 다 잡으려면…

적금&펀드 '혼합 상품' 두드려라

직장인 김민수(32) 씨는 요즘 널뛰는 주가에 고민이 크다. 1,900선에 안착하는 듯했던 코스피지수가 1,850선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1,919까지 치솟는 등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기 때문. 김씨는 "지수가 1,900선에 오르자마자 펀드를 환매했다"며 "펀드나 주식에 투자하자니 주가 변동폭이 너무 크고, 그냥 목돈을 은행에 맡겨두자니 이자가 너무 낮아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등락을 거듭하는 증시 탓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차근차근 돈을 모으고 싶지만 적금에 투자하자니 이자가 너무 적고, 펀드나 주식에 투자하기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큰 탓이다. 이 때문에 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증시 상황에 따라 '펀드'와 '적금'의 투자 비율이 달라지는 '적금&펀드' 상품이나 미리 정한 수익률을 올리면 채권 등 안전 자산으로 투자 대상이 바뀌는 '목표 전환형 펀드' 등 혼합형 상품이 떠오르는 이유다.

◆적금보다 이자 많고, 펀드보다 안정적

'적금&펀드' 상품은 적금과 펀드에 동시에 돈을 붓는 상품으로 주가지수에 따라 적금과 펀드의 불입비율이 달라진다. 주가가 많이 오르면 적금에 돈을 더 넣고, 주가가 떨어지면 펀드에 많이 들어가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적금의 안정성과 펀드의 수익성을 적절히 결합한 셈이다.

'적금&펀드' 상품을 내놓은 은행은 3곳이다. 한국씨티은행이 최근 내놓은 '참 똑똑한 펀드+적금 이체 서비스'는 코스피 지수에 따라 펀드 투자비중이 바뀐다. 가령 가입고객이 코스피지수 기준을 1,900포인트로 선택한 뒤 한 달 뒤에 코스피지수가 1,900보다 내려가면 펀드 이체비율을 높이고, 1,900보다 오르면 적금에 투자하는 돈이 늘어난다. 코스피 기준은 이체 당일을 제외하면 가입 기간 중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서비스를 받으려면 한국씨티은행의 적금과 적립식펀드 상품(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주식 편입비율이 60% 이상인 상품)에 나눠 가입해야 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이체 건당 10만원 이상이며 1만원 단위로 이체 금액을 설정할 수 있다.

기업은행의 'IBK 적금&펀드'는 고객이 'IBK내맘대로 적금'과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고 코스피 기준지수 구간을 정하면 주가 움직임에 따라 적금과 펀드의 불입비율이 자동으로 조정된다. 자동이체 전날의 코스피지수가 선택한 기준지수보다 낮으면 펀드 적립비율이 늘어나고 높으면 적금 이체비율이 커진다. 가입할 시점에서의 적금과 펀드 불입 비중은 50대 50이다. 이후 코스피 기준지수 구간을 50포인트와 100포인트, 이체비율은 5%와 10%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국민은행도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적금과 펀드의 투자비율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KB 와이즈 플랜 적금&펀드'를 판매 중이다. 고객이 가입한 펀드의 기준지수에 따라 펀드의 불입 비중이 달라진다. 고를 수 있는 펀드에는 제한이 없으며 고객이 정한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이체가 이뤄진다. 투자 성향에 따라 기본형·자유형·투자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기본형은 펀드 자동이체일의 기준가와 평균 매입 기준가의 비중에 따라 투자비율이 달라지고, 자유형은 고객이 펀드와 적금 불입비율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투자형은 펀드에만 돈을 넣을 수 있다.

◆목표 수익 올리면 안전 자산으로

미리 목표한 수익을 올리면 안전한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목표전환형 펀드도 각광받고 있다. 높아진 주가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일정 기간 오른 뒤 조정이 올 경우 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펀드 상품이 주목받고 있는 것.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5일까지 시장 흐름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미래에셋 목돈관리 목표전환형펀드 3호'를 모집한다. 목돈을 맡기면 분할 매수 전략을 통해 주식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상품이다. 업종 대표주와 저평가된 우량주에 집중 투자하며 초기에는 주식 40%, 국내 채권에 60%를 투자한 뒤 매월 일정 시점에 주식투자비중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코스피지수가 펀드 설정일에 비해 10% 떨어질 때마다 주식 편입 비중을 5%씩 높인다. 목표 수익률은 15%다.

KB자산운용은 8일까지 목표수익률 12%를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KB목표전환형펀드 2호'를 판매한다. 1년 이내에 목표수익률 12%를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한 뒤 1년이 될 때 청산한다. 1년 경과 후에 목표 수익률을 올리면 채권형 전환 후 3개월이 되는 날에 청산하게 된다. 최저가입금액은 100만원이고, 단위형 상품이라 설정 이후 추가 납입은 할 수 없다.

◆주가 오르면 상대 수익률 떨어질 수도

'적금&펀드' 상품은 주가가 횡보할 때 더 유리하다. 그러나 주가가 계속 오를 경우에는 펀드만 가입했을 때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또 은행이 지정해 둔 특정 펀드와 적금에 가입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펀드의 개별 수익률은 조회가 가능하지만 적금에 돈을 나눠 넣어 생기는 총 수익률은 알기 힘들고, 상품에 따라 코스피 기준지수와 이체 비율 조정에 대한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가입 당시부터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목표전환형펀드는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서는 안정적이지만 주가가 계속 내리거나 오르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주가가 계속 오르면 추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지수가 계속 내리면 일반 펀드처럼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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