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이하 오페라축제)가 지난달 30일 한 달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오페라 문학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오페라축제에는 아시아권은 물론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유럽권 출신까지 포함해 총 12개국의 출연진과 제작진이 참가, 그랜드 오페라 8편, 특별행사 7건 등 총 29건의 공연과 행사를 펼쳤다. 국내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만도 약 2만5천여 명에 이르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오페라축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국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위상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대구시립오페라단의 첫 해외 공연이 중국 항저우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2회 공연에 2천여 명의 중국 관객들이 몰려 오페라축제가 보낸 '오페라의 전령들'에게 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푸지엔(福建)성 푸저우(福州)와 닝보(寧波) 등지의 공연 초청 의사도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이번 오페라축제에서 대상을 받은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아시아 6개국 합작 오페라로 공연 첫 날 객석 점유율 94%를 기록했으며 관객과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아시아 합작 오페라 제작은 국제오페라축제 개최의 취지와 가장 잘 부합할 뿐만 아니라 이번 공연이 한국 오페라의 제작 역량을 과시하고 그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대구 무대에서 잘 접하지 못하던 작품들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파우스트' '에브게니 오네긴' '안드레아 셰니에' '윈저의 명랑한 아낙네들' 등은 오페라 마니아들도 대구에서는 사실상 처음 접하는 작품들이었다. 인생의 무거운 의미를 음미하게 만드는 길고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들이 다수였음에도 작품의 완성도나 관객들의 호응도 모두 수준급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예산 부족이었다. 상당수 작품들이 호평에도 불구하고 무대 장치가 부실했는데 예산이 충분치 않은 것이 그 이유였다. 국립오페라단의 한 편 제작비와 비슷한 예산으로 한 달 동안의 축제를 만들어낸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것이 서울 공연계의 지적이었다. 국립오페라단의 편당 제작비는 10억원에서 15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한 달간의 축제 전체 예산은 14억원으로 비교할 바가 못 되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 예산에만 목을 매달 것이 아니라 대기업 등을 주요 후원자로 유치해 예산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축제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축제 마지막 날인 30일 폐막식의 '썰렁함'도 아쉬운 대목이다. 오페라축제 폐막식은 관계자들만의 소규모 모임에 불과했다. 축제 조직위는 성대한 개막식과는 대조를 이룬 초라한 페막식이라는 지적에 내년에는 갈라쇼를 겸한 이벤트를 만들어 관객들은 물론 축제 관계자들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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