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병인 화병과 우울증을 한방으로 치료하는 한 젊은 한의사가 야심 차게 정신질환 치료에 발을 내디뎠다. 35~40분마다 1명씩 자살하는 사회, 하루 평균 35~40명이 자살하는 대한민국의 어두운 단면을 자신이 가진 한방치료로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이 정신질환 치료 쪽으로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된 것.
지난 9월 15일 '한의사가 본 정신질환과 치료'라는 책을 펴낸 김도년(36) 한의사는 양방치료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나 금단현상을 최소화하는 한의학적인 이론과 방법으로 치료해, 정신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이 책을 저술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구한의대 한의학과 학·석사 과정을 마친 김 한의사는 한의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자 수성구 시지에서 잘되는 한의원을 접고, 대구 교통의 심장부인 달구벌대로로 나왔다. 저서 출간과 함께 지난달 죽전네거리를 지나 성서 방향으로 대로변에 위치한 K타워 빌딩 4층에 도해한의원을 열었다. 도해(渡海)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는 이렇다. "해는 고해(苦海)라는 뜻입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이 고통의 바다를 건너가도록 돕는 한의원이 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김 한의사의 이름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도년(度年)이란 이름은 '법도대로 나아간다'는 뜻. 그러면서도 이 사회에 이로운 일을 하라는 조부(祖父)의 바람도 담고 있다. 실제 그는 특이한 봉사이력이 있다. 미국의 9·11테러 이후인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제924 의료지원단 한방의료팀장을 맡아, 한방 군의관으로 전장에서 의료봉사를 했다. 전장에 파견되기 전 한 달여간 군의 특수 훈련도 잘 받아냈다.
김 한의사는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프랑스 등 선진국 의료진 속에서도 특이한 침술로 관심을 한몸에 받았으며, 이때 받은 월급과 생명수당은 이후 대구에서 한의원을 개업하는 데 종잣돈이 되기도 했다.
이후 개인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아내, 두 아이와 함께 생활해 왔으나 그는 올해 새 결심을 하고 한방으로 정신질환 치료에 나서겠다고 인생의 새 깃발을 꽂았다.
그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울화가 치밀어서 못 살겠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이 울화 즉 화병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어느 장부에서 그 화가 생긴 것인지 밝힌 뒤, 그 소속 장부에 따라 적절한 침구치료와 한방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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