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농가 소득 창출을 꾀하고 있다면 버섯 상품을 특화시키면 어떨까? 농촌진흥청이 17일 경북 안동에서 상황버섯 재배에 처음으로 성공한 류충현 씨의 버섯 성공 신화를 소개해 화제다.
류 씨는 1996년 국내 최초로 상황버섯을 참나무 원목을 이용해 인공재배에 성공한 버섯의 달인으로 불린다. 1999년 농림부가 지정하는 신지식인농업인에, 2005년에는 경북농업명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시작은 초라했다. 안동농업고등학고를 졸업한 그는 1986년부터 부친이 경영하던 사과농장에서 2천 그루의 과실을 돌보는 일로 농사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과의 가격 하락과 품질 저하로 인한 실패 끝에 버섯 재배로 방향을 전환했다. 1990년 느타리버섯 재배를 계기로 버섯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상황버섯이 암 치료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인공재배에 뛰어들었으나 쉽지 않았다. 재배 2년 동안 진전이 없었다. 실험할 곳이 없어 종균을 집 안에서 키운 덕분에 오염된 원목의 날파리가 방안에 들끓기도 했다.
상황버섯 재배가 성공하자 돈방석에 앉았다. 변변한 포장도 없이 일회용 도시락에 담아 판매했는데 3개월 매출이 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그는 피땀 흘려 얻은 기술을 독점하지 않았고 무상으로 전국에 재배 방법을 보급했다. 너무 쉽게 보급한 나머지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류 씨는 번 돈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집 주변에 종균생산시설, 실험재배사, 액체배양실, 상황버섯·노루궁뎅이버섯·동충하초 재배사 등의 시설을 구축하고 연구에만 몰두했다. 그 결과 아라기쿠스, 노루궁뎅이버섯, 동충하초 재배기술을 개발했다. 3개 상품 모두 개발해낸 첫 해에만 각각 7천만원씩의 수익을 올렸다. 최근에는 송이버섯의 인공재배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성공하진 못했지만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그의 열정은 식지 않고 있다.
현재는 '안동상황버섯'이라는 상품명으로 번듯한 제조업자가 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류충현 버섯 농장'이라는 연구실도 갖췄다. 최근 상황버섯을 이용한 '상황밥'을 만들어 홈쇼핑과 대형마트에 출시하는 판매전략을 활용해 수익 다각화에도 성공했다.
류 씨는 "앞으로 많은 농민들이 같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혼자서 해왔지만 앞으로는 기술개발과 상품화 등 개척하고 발전시킬 일이 너무 많아 혼자서는 무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