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먼저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공정한 사회'를 지향하는 미국의 입학사정관제 운영 실태는 어떨까? 결과는 충격적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교육전문기자 대니얼 골든의 조사 결과는 현행 미국 입시제도는 소수의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바늘 구멍만한 합격의 문을 열어 주고 있는 반면 특권층 자녀들은 손쉽게 명문 대학에 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1997년 하버드대 선임 입학사정관 데이비드 에번스는 "다양한 관점과 배경에 기초해 재능 있는 신입생을 선발하며 주관적인 평가는 지원자의 개인적 자질과 관련이 있으므로 엄정한 실력 위주 평가에 비해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만일 뉴욕 필하모닉이 아이비리그 대학들과 똑같은 선정 기준을 적용했다면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자 대신 아버지가 오케스트라 단원이었거나 연주 홀을 기부했거나 하는 식으로 수준 낮은 연주자를 뽑는 셈이다.
미국에서의 입학사정관제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사회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왜곡 운영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의 피해는 미국 스스로가 지게 될 것이라 경고한다. 인재를 배제하고 특권층의 무능한 자녀를 선택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과 정치적 지도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407쪽, 1만3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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