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니하오 통신] (3)광곤절(光棍節)

11월 11일은 독신절…짝 찾는 열풍 불어

"광곤절(光棍節'독신절)을 아시나요." '광'은 ~뿐이다,'곤'은 막대기라는 뜻으로 '광곤'은 독신 남녀를 일컫는다. 독신 남녀들이 11월 11일이 되면 서로의 짝을 찾아 나서는 열풍이 불고 있다. '1'자가 혼자 외로이 서있는 독신 남녀의 모습과 비슷한데 11월 11일은 1자가 4개나 겹쳐 결혼하지 않은 '솔로'(solo)들이 자신들의 축제일로 삼은 것이다. 중국의 광곤절은 짝 없는 독신들이 자장면을 먹는 한국의 블랙데이(4월 14일)와 의미가 비슷하며 날짜는 빼빼로데이와 같다.

'1'자가 두 번 들어간 1월 1일은 '소(小) 독신절', 세 번 들어간 1월 11일과 11월 1일은 '중(中) 독신절', 네 번 들어간 11월 11일은 '대(大) 독신절'로 부른다. 광곤절의 의미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은 대학캠퍼스 기숙사. 주로 4명의 독신 대학생들이 기숙사에서 같이 생활하며 저녁 내내 어떻게 하면 '솔로 탈출'을 할까를 두고 난상토론을 벌이기 때문이다.

광곤절은 1990년대 초 난징(南京)고등학교에서 생겨났는데, 교정 취미 문화의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였다. 한 무리의 학생들이 교정을 떠남에 따라 '광곤절'의 분위기는 띄워져 점차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으며 난징의 젊은이들에겐 특별한 날로 여겨지고 있다. 또 이날 식사모임을 갖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으며 비용을 '더치페이'로 하는 것은 광곤절의 독립성과 상대방 존중의 표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날 젊은이들은 아침에 바케트빵처럼 길쭉한 '여우타오'(油條'밀가루 반죽을 튀긴 아침 식사용) 4개와 찐빵 1개를 먹는다. 여우타오 4개와 찐빵 1개는 '11.11'의 모양을 상징한다. 독신자의 날인 광곤절을 기념해 결혼을 하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4개의 '1'자가 일심일의(一心一意'한마음 한뜻). 일생일세(一生一世'한평생 같이)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또한 독신을 마감하는 특별한 의미를 평생 되새길 수도 있어 더 의미를 둔다.

이날이 되면 젊은 네티즌들은 인터넷상을 달군다. '오늘 당장 애인을 찾아 다시는 독신절을 보내지 않겠다'는 제목 아래 1만 명의 남녀 독신자들이 '솔로 탈출'을 위해 미니 홈피를 열고 있다. 미니 홈피에 자신의 사진을 올려놓고 자기소개 및 이상형의 조건 등을 게시해 놓고 짝을 구하고 있다. 특히 28일 만에 짝을 찾은 '만화소녀' 홈피가 눈길을 끈다. '첫째 날 수줍게 말을 걸었다→열흘째 고백할 계획 세움→18일째 저녁식사 약속→ 21일째 고양이에게 물려 같이 병원에 갔음→24일째 연극 보러 가서 상대가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음' 등 과정을 거쳐 28일 만에 이상형을 만난 경위를 만화로 그려 젊은 남녀의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네티즌 사이에서는 '2010년 10대 광곤(독신)'을 선정하는 인기투표도 펼쳐졌다. 올해 '10대 광곤'에는 구톈러(古天樂'홍콩 유명배우), 천쿤(陳坤'유명 영화배우), 덩야즈(鄧雅之'중국 국민가수 덩리쥔의 질녀) 등이 1, 2, 3위를 차지한 가운데 유명 운동선수, 출판인, 미용인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류샹(劉翔'육상 선수), 장이머우(張藝謀'영화감독) 등 유명인이 선정되지 못하는 이변도 낳았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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