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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우방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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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대구의 우방, 청구, 보성 3사는 전국 최고의 지명도를 가진 주택건설사였다. 건설 도급 순위가 대구의 빅3보다 앞서는 회사들도 건축을 빅3에게 맡기고 아파트 이름도 빅3를 내세우는 게 대세였다.

연극인 박정자가 광고한 '우방에서 살아요' 카피는 그 중에서도 우방이 국내 최고의 아파트 브랜드임을 각인시켰다.

우방은 집도 잘 지었지만 자원봉사로도 기업 이미지를 한껏 높였다. 우방의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은 기업의 자원봉사 격을 높인 조직으로 평가받는다. 사원들로만 구성된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은 의례적인 불우 시설 방문이나, 전시성 봉사가 아니라 어려운 이웃들에게 묵묵히 손을 내미는 참된 봉사상을 정립했다. 이는 기업 이미지 제고에 큰 몫을 했다.

IMF 외환위기에 나가떨어진 청구나 보성과 달리 우방은 시련을 잘 견뎌냈다. 우방의 기업 이미지가 워낙 좋았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법정관리를 받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던 우방이 결정적 좌초 위기에 직면한 것은 2005년 2월 C&그룹에 인수되면서부터. 중견 기업에 인수돼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겠다고 좋아하던 직원들은 곧바로 시련에 직면했다. C&그룹은 우방(현 C&우방)을 인수한 이후 4년간 방만한 사업 전개, 부실 계열사 자금 지원 등으로 재기 가능했던 향토 기업을 다시 빚더미로 몰았다. 부채가 상당히 정리된 상태에서 C&그룹에 인수된 후 4년 만에 부채 금액이 7천억 원에 이를 정도로 부실 덩어리가 됐다. 심지어 주가 조작을 위해 직원들까지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주인 임병석 회장은 막대한 정관계 로비 자금을 써대다가 최근 결국 구속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노조와 직원들은 임금 체불로 생활이 말이 아닌 상태에서 3억 원을 모금해 기업 회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 우방의 생사 여부가 29일 결정된다. 채권단 관계인 집회가 열리는 것. 집회에서 채권단이 회생 계획안을 결의하면 기원토건을 새 주인으로 맞아 회생의 길을 걷게 된다. 결의가 무산되면 파산하게 된다.

대구는 건설 섬유가 먹여살리다가 두 분야가 모두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쇠퇴했다. 대구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명성을 지닌 건설사가 기사회생하기를 지역민들은 염원한다.

최정암 동부지역본부장 jeong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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