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사 중부지역본부가 제564돌 한글날을 맞아 지난달 9~31일까지 주관한 '제23회 매일 한글 글짓기 공모전'에는 운문 608점, 산문 196점 등 총 804점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응모해 모두 88편이 당선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가을 빛' '하늘' '마음' '강가에서' '창(窓)' 등 운문·산문 공통 글제로 치러진 이번 공모전은 전체 대상(1명)과 각 부문별 장원(1명), 차상(2명), 차하(3명), 장려(5명)상이 선정됐습니다.
강가에서 흘리는 눈물되길
김충만 도개고 1학년
강가에서
어느 봄날에
아직은 시리던 바람
코가 바알같게 되어도
한손에 빈병 하나 들고
강가 바닥 송송난 구멍 찾아
재첩을 줍던 그 아이들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강가에서
어느 여름날에
말조개 내 놓은 길 따라
강을 거닐던 아버지와 아이
곁에 바라보고 섰던 어머니.
내리 쬐는 햇살에
눈부시게 빛나던 물결
꼬리를 살랑 대던 은빛 송사리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가을날 강가에서
떠내려 오는 낙엽이 배가 되고
불어오는 바람이 뱃노래가 되어
강을 따라 노 저어 올 때에
우수수- 우수수-
흰 손을 흔들던 물억새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오늘 강가엔
모래 바닥을 휘달리는 트럭
강바닥을 긁어내는 굴삭기
더 이상 흐르지 않는 물
가라 앉은 쓰레기
떠다니는 거품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런 강을 바라봅니다.
바라만 보다가
슬퍼만 집니다.
이젠 강가에서
겨울 따라 모여들던
푸른 청둥오리 한 쌍
투명한 언 강 바닥 밑
노니는 물고기 한 마리
볼 수나 있을까요.
마음이 아려 와서
눈물이 나게 되면
꼭 강가에서 흘릴 것입니다.
눈물이 강가에서부터 흘러나가
땅의 사람들도 마시고
하늘 사람도 마시겠지요.
내 연약한 소망은
하늘 사람들이 부디
나의 어린 눈물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길
그도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이길.
그 눈물이 또한 반성과 회복의 눈물이길
이 강가에 와서 흘리는 눈물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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