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 자세 변화 없으면 대화는 만능이 아니다

중국이 12월 상순에 베이징에서 북핵 6자회담 긴급 협상을 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긴급 기자회견 전 한국을 방문한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도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6자회담 재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은 논의할 때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현 상황에서 대화에 나설 수는 없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중국의 6자회담 제안은 물론 한반도 긴장 완화가 근본 목적일 터다. 그러나 중국은 대화의 기본적인 조건을 외면하고 있다. 도발이 있었다면 먼저 잘못을 따져야 한다.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은 채 대화를 제안한 것은 현실성이 부족하다. 지금껏 북한은 도발과 대화의 벼랑 끝 전술을 반복해 왔다. 중국의 제안은 북한에 시간을 벌어주는 감싸기로 받아들여질 뿐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국이 대화를 제안하려면 우선 연평도 도발의 주체인 북한의 책임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전에 대화의 전제 조건부터 만들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냉전 시대에는 진영 논리에 따라 같은 편을 돕는 게 일반적 흐름이었다면 지금은 객관적 실체에 근거한 합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력 도발에 대한 대북 압박을 주문한 것이다.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우리는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화는 때가 있다. 6자회담을 비롯한 남북 대화는 북한이 호전적 자세를 버리고 변화하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 대화의 시간 동안 도발 준비에 몰두해 온 북한과의 대화는 긴장 완화의 만능책이 아니다. 중국은 대화를 제안하기 앞서 발전적 대화를 위한 북의 자세와 행동의 변화부터 주문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