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李대통령 특별담화…"北 도발 앞으로 반드시 응징"

"국민생명 재산 못지킨 책임 통감 굴욕적 평화는 결국 더 큰 禍 불러\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더 이상의 인내와 관용은 더 큰 도발만을 키운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분명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담화'를 통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과 향후 대응 방안을 천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담화는 23일 북한의 포격 도발 6일 만이자 서해 한·미 연합훈련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 때는 사건 발생(3월 26) 두 달여 만인 5월 24일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우선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뗀 뒤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대응 과정에 국민 여러분의 실망이 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무고한 우리 국민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이 파괴된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순국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민간인 희생자 김치백, 배복철 씨의 명복을 빈다"며 희생자·부상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민간인을 향해 군사 공격을 한 것은 전시에도 엄격히 금지되는 반인륜적 범죄"라며 "그동안 북한 정권을 옹호해 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1·21 청와대 습격 사태, 아웅산 테러, 1987년 민항기 폭파 등을 언급하며 "인내를 거듭했던 것은 언젠가는 북한도 변할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 때문이었고, 한반도 평화를 향한 의지 때문이었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핵 개발과 천안함 폭침에 이은 연평도 포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협박에 못 이긴 '굴욕적 평화'는 결국 더 큰 화를 불러온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며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앞으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확실히 하겠다. 군을 군대다운 군대로 만들겠다"며 "지금은 백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보일 때"라고 역설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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